흰구름이 넘나드는 강원도 삼척 태백산줄기, 산과구름, 계곡으로 둘러싸인 사곡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다솜캠프를 하였다. 예년 같았으면 피서의 피크를 이룰 때이지만, 태풍과 장마로 인한 전국적인 호우주의 일기예보가 있었다. 그럼에도 다솜학교 가족들의 간절한 열망으로 인해 윤명선 교장선생님과 김영운 목사님께서 사곡리의 기후와 도로공사에서 도로형편 등 여러 가지 알아보시고 심사숙고 끝에 예정대로 7월 27일 양재에서 모여 버스로 출발하기로 했다.

나름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또 다른 좋은 경험을 할 것이라는 호기심과 함께 너무 심하게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조금은 있었다. 그래도 다들 우산, 침낭, 배낭을 메고 모여들자, 우리는 서로 서로에게 기를 주고받았다. 약간의 무거웠던 마음이 사라지고 즐겁고 기쁜 마음이 되었다. 수재민들에 대한 염려와 미안한 마음으로, 뻥 뚫린 고속도로를 간간이 내리는 비를 감상하며 사곡리에 도착했을 때는 맑은 날씨에 상큼한 바람과 공기와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앞마당의 무쇠가마솥, 돌멩이로 예쁘게 만든 굴뚝, 아름답게 꾸며놓은 잔디가 감나무 등 온갖 나무와 자갈, 각종 식물들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 통나무로 끼워 맞춘 전통 한옥가옥 등이 자연과 하나되어 인상적이다.

툇마루에 앉아 처마에서 떨어지는 비를 감상할 때는 우리의 들뜬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명상수련의 극치를 이루었다.

이번 캠프의 주제는 <집중력>이었다. 어린 학생들, 엄마아빠 학생들 모두가 목사님, 교장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명상수련과 여러 가지 활동과 대화를 통해, 단순히 즐겁게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인류를 위해, 남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로 분별력을 살리면서,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에 가 있는 느낌이 현재로 와서 몸과 만나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가슴 깊이 느끼며 깨닫는 보람을 맛보기에 캠프의 맛이 더욱 알찼다.

목사님께서는 현재에 집중하는 비결이 심호흡하는 호흡수련이라고 하셨다. 심호흡을 잘 하면 현재에 집중이 되고 마음이 편해져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의식하게 되어 스포츠도, 명상도, 공부도, 놀이도 뭐든 잘 할 수 있으며 반면에 의식이 진공상태에서 멍할 때 실수나 실패, 사고가 생긴다고 하셨다. 또한 말은 마음의 나들이이므로 우아하고 품위있고 아름다운 유머 있는 옷을 입혀서 마음속의 뜻이 겉으로 멋지게 치장하고 나들이 하도록 어려서부터 연습할 때 아나운서, 시인, 작가도 가능하다고 하셨다.

한편 육체의 수련에 많은 유혹이 있었는데, 그것은 먹거리와 맛의 절묘한 조화였다. 매 끼니마다 된장과 푸성귀, 갓 잡은 닭, 돼지, 옥수수, 감자, 토마토, 수박, 참외 등 자연의 일부였던 먹거리가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갈 때의 행복감이란 이루 뭐라 표현할 수 없었다. 또한 우리가 먹고 남은 음식찌꺼기 하나 버리는 것 없이 가축의 먹이가 되는 자연친화적인 삶과 다솜학교에서 배웠던 공동체 정신을 그대로 실천하며 사시는 김점옥, 박태식 집사님 부부께 극빈대접 받은 것에 대해 우리 모두는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었다.

또한 아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보살펴 주신 여러 선생님들을 비롯하여 모든 다솜식구들께 감사드리며, 미국에서 잠시 나온 다솜식구인 김세준(대학생)의 여러 가지 경험담을 통해 어린이들은 좋은 추억을, 어른들은 희망을 간직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특별히 이번 캠프는 작년에 결혼한 장철봉 집사와 마소연 그리고 가을에 태어 날 뱃속의 아기와 다솜교사 정우진과 김재원, 11월에 태어날 그들의 아기를 포함해서 73세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요즘의 핵가정에서 느끼기 어려운 가족공동체, 다솜공동체의 느낌을 골고루 맛보았다. 특히 초등학생 동생이 계곡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고등학생 형인 조 승이 건져주었다. 이 사건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라’는 목사님 말씀을 실감하며, 조 승의 용기와 다솜가족 사랑을 진하게 느꼈다. 서로 칭찬과 배려, 사랑으로 돌보고 보듬는 성숙한 모습으로 다양한 경험과 느낌을 함께 공유한 캠핑이었다.

이런 기운으로 2학기 때는 아빠들의 파란만장한 인생경험담을 들려주는 1박 캠프도 생각해보며, 정말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 안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사랑의 다솜학교공동체가 더욱 귀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