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믿기 시작한지 어언 40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니, 순간이자 찰나와 같이 한눈에 축약되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멀리 보이는 산이 하나의 봉우리지만, 산속을 걸어 등산을 하려면 굽이굽이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있는 것처럼 수많은 사연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돌이켜 보면 말씀이 내 삶이 되기를 소원하며, 보이는 것보다 위의 것을 더 사모하려했고, 범사에 그를 인정하며 그 말씀이 멀어지지 않게 내 얼굴의 양미간에 붙이어 집중을 하고 문설주에도 붙이어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는 자신을 다잡아가는데 힘을 다해온 길이었음을 감사히 여긴다.

성경에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하셨고 ‘공중에 나는 새를 보라’시며 ‘길쌈하지 않고도 때를 따라 먹고 마시우게 하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의식주로 인해 지나치게 많은 걱정을 했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세상의 소리와 자극에 지나치게 반응하여 휘말리기도 하였고, 내안에 남아있는 찌끼들로 인해 명예욕ㆍ탐심으로 인한 실수들, 시기와 질투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로 드리워졌던 시간들로 이어진 긴터널이 있었다.

하나님보다 사람이 기준이 되어 그들에게 인정받고자 내 힘과 노력에 의지했었고, 착하고 인품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을 많이 하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노력한 만큼의 대가도 아니었고, 온전히 선하다함은 이상일 뿐 여전히 나의 한계로 인한 절망의 늪에 수없이 빠지게 되었다.

“나는 하나님 앞에 부끄럼 없는 수도승 생활을 했다. 그럼에도 나는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생각하던 어느 날, 하나님의 의와 믿음으로 사는 것이 구원의 지름길임을 깨달았다”는 마틴 루터의 독백이 나의 독백이 되었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었으며 도덕적 윤리적 싸움도 아닌 영적싸움이기에 내가 싸우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음을 시인하게 되었다. 그러기에 하늘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님만이 이길 수 있는 싸움임을 비로소 몸으로 알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내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친히 이루어주셨다는 기쁜 소식으로 인해 마음의 무한한 평강을 느꼈다.

이제는 그 많은 우회의 신앙 길을 걸으며 쌓아온 많은 경험들로 인해 다져진 굳은살들이 이제는 뚜벅뚜벅 걸을 수 있는 힘으로 나를 살아가게 한다.

이제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허비하지 않고 온전히 하늘 앞에 드려지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다짐을 하게 된다.

하나. 후회와 걱정이 아닌 지금 현재에 충실하면서, 온전하지 못한 나약함이 보일지라도, 장점을 살려가면서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감사라는 문법으로 판독하고 읽어내도록 하자.

하나. 이생은 영원히 거할 곳이 아니니 소유하려 집착하지 말고 후대 사람들을 위해 좀 더 낳은 환경으로 물려주도록 힘쓰자.

하나. 세상을 사랑하는 자세로 내면의 소리에 경청하도록 힘쓰며 세상의 아픔과 고통을 향해 마음을 열어 진심으로 이웃을 환대하는 마음의 집을 소유하고 온 우주를 향해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자.

감사와 나그네 정신 그리고 사랑이라는 세 가지 덕목으로 무장하여 촌음을 아끼어 하늘과 일치된 삶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두 손 모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