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 어상천면에서도 몇 골짜기를 넘어 이정표도 없는 좁은 도로를 지나 민가도 드문 산길을 한참 올라가다보면 허름한 집이 한 채 나온다. 지적 장애 여성들이 모여 사는 공동생활가정 ‘요안나의 집’ 이다. 이런 산동네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보기만 해도 어려움이 느껴지는 곳….

요안나의 집은 개인이 지적여성장애인을 돌보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어렵게 되어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 맡기고 2006년 7월 장애인공동생활가정으로 등록했다. 그러나 정부의 도움없이 교구와 몇몇 개인후원자들이 돕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이곳의 어려움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장애인 6명과 시설장 1명이 생활하고 있는데, 가족들 중에는 지적 장애뿐 아니라 언어장애와 지체장애 등 복합장애도 가지고 있어 병원에도 자주 가야하지만, 도심에서 너무 떨어진 외딴골짜기에 있다 보니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싶어도 교통편이나 여러 가지로 봉사의 손길이 뜸할 수밖에 없다. “요안나 가족들의 소망은 주일에 함께 성당에 가는 것과, 가족 모두가 함께 외출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소망을 이루어줄 수 없어 그저 안타까울 뿐이지요”라고 원주교구사회복지후원회 장해영 부장은 말한다. 휠체어를 타야 하는 가족들도 있어, 남경희 시설장의 오래된 개인 승용차 한 대로는 7명의 가족들이 외출을 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언어가 잘 안 되는 가족들은 손짓과 몸짓으로 의사표현하며 서로 통한다. 장애가 덜 한 가족은 화장실에 갈 때 휠체어를 밀어주거나, 식사할 때 손을 못 쓰는 가족에게 옆에서 반찬을 집어주는 등 서로를 챙겨주며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서로가 마음으로 통한다는 것이 어떤 사랑인가를 느끼게 된다. 말로는 표현이 잘 안되어져도 깊이 서로를 사랑하고, 부족함 속에서도 행복을 찾고 있는 가족들을 보며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언젠가 함께 외출할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요안나 가족의 꿈이 이루어지고, 많은 이들이 ‘요안나의 집’을 기억하고 기도하며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주소 :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연곡리 349-1번지 요안나의 집. 전화 : 043) 423-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