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뜨거운 사회문제로 등장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가 국사학계에서 일반화 된 박정희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를 뒤돌려, 박정희의 유신을 정당화하는 등 역사를 조작하려는 의도로 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이와 같은 행태를 지켜보며 떠오르는 것이 조지오웰의 소설《1984년》입니다. 인간의 성욕까지 통제하려는 전체주주의 국가 오세아니아! 국가를 지배하는 당은 국경에서 벌어지는 소규모 국지전을 과대 선전해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삼고, 독재체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과거를 끊임없이 조작합니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과거의 기록을 조작하는 일에 종사합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과거의 사건들이 바람직한 양상으로 일어난 것은 수정한 탓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이처럼 기억을 다시 정리하거나 기록된 자료를 조작한 후, 그 사실을 잊는 ‘이중사고'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에 저항해 당의 전복을 기도하다가 체포되고, 모진 고문과 세뇌 끝에 연인마저 배반한 후, 끝내 당이 원하는 대로 이중적 사고를 받아들이고 조용히 총살형을 기다립니다.

조지 오웰은 그의 소설《1984년》에서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고 말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폭력적으로 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혹시 박근혜 정부가 조지 오웰이 말하듯 현재의 권력을 통해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에 대한 지배를 통해 미래를 지배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조지 오웰이《1984년》에서 그린 전체주의 국가와 다르지 않은 국가에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기억해야 합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박정희 독재정권도 한 순간에 끝났다는 사실을…. (박경양 평화의교회 담임목사,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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