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아빠랑 짜장면을 먹으러 나갔어요.
101동 앞을 지나는데 아파트 화단 앞에 작은 화분이 떨어져 있었어요.
바람에 날려 떨어진 것 같았어요.
“어머. 어쩌지?”
그 화분에 심겨 있던 꽃나무는 뿌리째 뽑혀있었어요.
엄마는 떨어진 화분을 주워 흙을 덮어 다독여 주고 화단 앞에 놓아두었어요.
“주인이 찾아가겠지요?”
“글쎄?”
아빠가 고개를 갸우뚱 하셨어요.
“우선 여기다 놓고 가지.”
우리는 점심으로 짜장면을 맛있게 먹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화분 가져가야지?”
아빠가 잊고 있다가 생각난 듯 말했어요.
“거기 놔두면 주인이 와서 찾아가지 않을까요?”
“말라 죽을까봐 그러지.”
“그럴 수도 있겠네요.”
오던 길을 되돌아가서 화분을 들고 집으로 왔어요.
남의 물건을 가져오는 것 같아 한편 마음이 좀 불편하기도 했지만 죽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았어요.
엄마는 ‘라벤더’ 라고 이름표가 붙은 작은 화분을 예쁜 도자기 화분에 옮겨 심어 주었어요.
“식구가 하나 더 늘었네요.”
며칠 후 꽃대가 쑥 올라오더니 보랏빛 꽃이 피었어요.
엄마가 라벤더 향을 맡으면서 활짝 웃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