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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난해구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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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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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 예레미야 1장 11절을 보면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에게 무엇을 보느냐고 물으시니까 예레미야가 ‘살구나무 가지’를 본다고 대답을 하는데, 영어성경 TEV를 보니까 예레미야가 본 것이 살구나무 가지가 아니라 ‘편도 扁桃나무 가지 a branch of an almond tree’라고 된 것을 보았습니다. 살구와 편도는 다른 것인데, 이상하다 싶어서 다른 영어 번역들을 보니까 제가 본 영어 번역들은 다 ‘almond’라고 되어 있고, ‘살구’를 뜻하는 ‘apricot’라고 된 번역은 보질 못했습니다.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우리말 번역에서도 일찍이 [공동번역] 성서는 같은 곳에서 ‘살구’라고 하지 않고, ‘감복숭아’ 곧 ‘편도’라고 하여 영어 번역들과 같게 번역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문에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한 번 확인해 주시기를 바라는 뜻에서 무례한 글을 올린 것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번역비교 드림 번역비교 님,메일을 받고, 죄송한 말씀 뭐라고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귀하께서는 아주 중요한 것을 지적해 주셨고, 이제 저는 그런 문제들이 왜 일찍이 해결되지 못하고 군더더기처럼 남아 있는지를, 그 복잡한 사정을 말씀드려야 하기 때문에 조금은 주저가 됩니다. 우리말 성경 번역에서 히브리어 ‘샤케드’, 영어의 ‘아몬드’는, 앞으로는 ‘편도 扁桃’나 ‘감복숭아’나 혹은 ‘아몬드’로 번역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 세기 전에 우리 선배들이 성경을 번역할 때는 지금의 번역자들이 학문적으로 누리는 좋은 환경을 갖지 못했습니다. 동물지 動物誌 fauna, 식물지 植物誌 flora, 광물표본 鑛物標本 mineral specimen 등이 지금처럼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지금을 기준으로 하여 본다면 왜 히브리어 ‘샤케드’를 ‘아몬드’나 ‘편도 扁桃’나 ‘감복숭아’로 번역하지 못하고 ‘살구’라고 오역을 했는지 물을 수 있겠지만, 한 세기 전의 열악했던 번역 환경을 생각하면 이해를 전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살구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자라는,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과일이었지만, 아몬드는 지중해 연안 일대에서 자라는 것으로 우리에게는 생소한 것이었습니다. [공동번역](1977)이나 [표준새번역](1993)이 번역될 때만 하더라도 번역자들은 살구와 편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바로 잡았습니다. [표준새번역]이 예레미야 1장 11절에서만 [개역]처럼 ‘살구’라고 한 것은 번역 팀에서 의견의 일치를 못 보았었거나, 통일 작업을 할 때 누락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제는 이런 오류는 쉽게 교정이 되리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제일 최근에 나온 [개역개정판](1998)이 ‘살구’를 그대로 고집하는 이유가 또 궁금하실 것입니다. 개역개정팀은 16개 교단 대표로 구성되었는데, 어느 한 교단 대표라도 반대하면 개정하지 못하는 전수결 全數決 결정 원칙을 세웠었기 때문에 (물론 이것이 후반에 들어가서는 3/16이 반대하면 개정하지 못하는 원칙으로 바뀌긴 했습니다마는) 개정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개정을 반대하는 소수 의견도 존중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 소수 의견이란 것은 두 가지를 대변합니다. (1) 하나는 아직도 ‘살구’, ‘자두 plum’, ‘매실 梅實 Japanese apricot’, ‘편도 扁桃 almond’, ‘감복숭아’등 우리말 과실들이 지구상의 다른 지역에서 나는 것과 얼마나 일치하고 일치하지 않는지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제가, 지금 3월 중순에, 번역비교님께 답장을 쓰고 있는 곳이 도쿄 도심 록본기 六本木 Roppongi 국제문화회관 國際文化會館입니다. 정원에 연분홍 꽃이 만발한 한 그루 나무가 있습니다. 저것이 무슨 나무냐고 일본인들에게 물었더니, 영어로는 ‘플럼 plum’, 일본말로는 ‘우메 ume’, 한자로는 ‘매화 梅花’라고 한답니다. 우리가 ‘살구’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말 한영사전에서 ‘살구’는 ‘apricot’으로 나옵니다. ‘매실’을 찾아보면 ‘a Japanese apricot’으로 나옵니다. 조금은 혼동이 됩니다. 정말 아직 더 연구가 될 분야인 것 같습니다. (2) 다른 하나는 이미 히브리어 ‘샤케드’를 한 세기 이상 한국교회에서 ‘살구’라고 불러 왔는데, 그렇게 쓰인 역사도 존중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합니다. 일단 이런 문제는 식물학 쪽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삼아, ‘살구’와 ‘아몬드’의 사전상의 뜻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살구는 장미과 薔薇果의 낙엽활엽교목 落葉闊葉喬木에 속합니다. 높이는 5~7미터이며, 잎은 어긋나고 넓은 타원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꽃이 잎보다 먼저 4월경에 피는데 연분홍 軟粉紅 색이며, 열매는 7월에 누런 붉은 색의 핵과 核果를 맺습니다. 핵과라는 것은 단단한 씨를 다육질 多肉質이 감싸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열매는 식용으로 쓰고, 핵은 약용으로 씁니다. 한국, 중국, 일본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영어의 APRICOT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감복숭아, 혹은 편도 扁桃나 아몬드는 장미과 薔薇果의 낙엽교목 落葉喬木에 속합니다. 높이는 6미터 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버들잎 모양입니다. 이른 봄에 붉은 꽃이 피고 열매는 납작감 비슷한데 익으면 갈라지고 쓴맛이 있어 식용으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식용으로 삼는 것은 호두처럼 딱딱한 껍질 속에 들어 있는 씨앗입니다. 씨는 달리 기름을 짜서 화장품의 원료나 약재 藥材로 쓰입니다. 지중해가 원산지입니다. 영어의 ALMOND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번역비교님께서 주신 이런 질문은 틀림없이 대한성서공회의 번역실에서 수집했다가 번역 팀이나 개정 팀이 구성되어 번역 논의를 할 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민영진 목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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