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1 / 2017

 

 

 

 

 

 

 

 

 

 

 

 

  성서 난해구 해설

 

예수를 시험하려다 오히려
예수의 시험에 걸려든 유대지도자들

 

 

 

 

 

 

  마 21 : 28 - 32

 

 

 

 





민영진 목사



대한성서공회번역자문위원
세계성서공회연합회 번역자문위원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yjmin@bskorea.or.kr






 



"햇순" 통권 39호(1999년 5월) 난해구해설에서 “두 아들의 비유”(마 21:28-32)를 다룬 바 있습니다. 그때는 [개역]과 [표준새번역]의 차이가 번역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른 사본을 반영한 결과임을 설명하면서 서로 다른 세 종류의 사본과 번역본을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1).

(1) 맏아들은 간다고 해놓고 안가고, 작은아들은 안 간다고 해놓고 후에 뉘우치고 갔고, 누가 아버지의 뜻을 따랐느냐는 물음에 “작은아들”이라고 한 사본이 있습니다. 로마에 있는 4세기 바티칸 사본 B, 티플리스에 있는 9세기 코리데티 사본 Θ, 13세기 그리스어 소문자 사본군 寫本群 13 가계(家系 / f13), 11세기 그리스어 소문자 사본(700) 등입니다. 번역판으로서는 4-7세기의 시리아어역 syrpa), 현대어 번역으로서는 영어권의 New English Bible(1970), New American Bible(1970), 우리말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1961) 등이 이런 본문을 반영합니다.

(2) 맏아들은 안 간다고 해놓고 후에 뉘우치고 갔고, 작은아들은 간다고 해놓고 안 갔고, 누가 아버지의 뜻을 따랐느냐는 물음에 “맏아들”이라고 한 사본이 있습니다. 런던에 있는 4세기 시나이 사본 ?, 파리에 있는 5세기 에브라임 사본의 원본 C*, 파리에 있는 9세기 사본 K, 워싱턴에 있는 5세기 프리어 복음서 사본 W, 성 갈에 있는 9세기 사본 Δ, 레닌그라드에 있는 9세기 사본 II 등입니다. 번역판으로서는 영어 번역 King James Verson(1611), Revised Standard Version(1952), Today's English Version(1976), New Revised Standard Version(1989) 등이 이런 본문을 번역 반영하고 있고, 우리말 번역으로는 [성경전서 표준 새번역](1993), [성경전서 새번역](2004) 등이 이 본문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3) 맏아들은 안 간다고 해놓고 후에 뉘우치고 갔고, 작은아들은 간다고 해놓고 안 가고, 누가 아버지의 뜻을 따랐느냐는 물음에 “작은아들”이라고 한 사본도 있습니다. 케임브리지에 있는 5-6세기의 베자 칸타브리기엔시스 사본 D 등입니다. 고대 번역으로서는 라틴어역 ita,b,d,e,ff2,h,l, 시나이 시리아어역 syrs이 있습니다. 이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해서 현대어 번역들은 이 사본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처럼 경우가 맞지 않아서 “본래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Jerom, Lachmann, Merx, Wellhausen, Hirsch). 유대교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예수의 권위에 도전하려고 예수를 시험하다가 오히려 낭패만 당했었지요.

23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에,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다가와서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시오?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24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를 물어 보겠다. 너희가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를 말하겠다.
25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왔느냐? 하늘에서냐? 사람에게서냐?" 그러자 그들은 자기들끼리 의논하며 말하였다. "'하늘에서 왔다'고 말하면, '어째서 그를 믿지 않았느냐'고 할 것이요,
26 또 '사람에게서 왔다'고 하자니, 무리가 무섭소. 그들은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27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를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새번역] 마 21:23-27)

이처럼 무참히 낭패를 당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예수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할 기회는 이 때다 싶어 예수의 말에 어깃장을 놓으려고 일부러 틀린 대답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일찍이 제롬도 이 점에 착안하여 말했습니다. 예수에게 판정패를 당했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이번에는 “예수가 말한 비유의 요점을 흐리기 위하여 심술궂게 고의적으로 엉터리 대답을 하였다”고 지적합니다2).

(4) 맏아들은 간다고 해놓고 안가고, 작은아들은 안 간다고 해놓고서도 후에 뉘우치고 갔고, 누가 아버지의 뜻을 따랐느냐는 물음에, “맏아들”이라고 한 고대 번역도 있습니다. 5세기 조지아어역 geoA이 그러합니다.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은 맏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는 것이므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리고 이런 번역을 지지하는 제 4의 그리스어 사본도 없지만, 이것 역시 일찍이 제롬이 말한 대로, “비유의 요점을 흐리기 위하여 유대인들이 심술궂게 고의적으로 엉터리 대답을 한” 어떤 그리스어 사본의 반영일 수도 있습니다. 졸시 한편에 이런 배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시 험

민영진

답은 두 가지
어느 것을 택해도 궁지에 빠지긴 마찬가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가장 안전한 도피는 “모르겠다”는 말이다3).
시험하는 자가 달려 들 때는
그가 하는 대로 되돌려주는 것이 “시험에 들지 않게” 되는 길이다
그래서 랍비는 “네가 모르면, 나도 모른다” 했다4).
역전을 도모하는 랍비
삼척동자도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낸다
아비 말 안 듣겠다고 하다가 뉘우치고 들은 아들과
듣겠다고 해놓고 끝내 안 들은 아들 중
누가 아비 뜻대로 한 거냐
판정패 당했던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
설욕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이것도 문제라고 내느냐고
이거 모를 사람 어디 있겠느냐,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그 유식한 유대인들은
이것이 랍비가 파놓은 함정인줄은 미처 몰랐다.
랍비를 난처하게 만들 계략에서
어깃장 놓아 판을 흩어버릴 궁리만 하다가
“아비 말 듣겠다고 해놓고 끝내 안 들은 아들이
아비의 뜻을 따른 아들”이라고
일부러 오답 들이민다.

이미 랍비는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그들이 무슨 대답을 하든 상관없다.
단 하나, 세리들과 창녀들이
대제사장들이나 장로들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를 차지한다는
랍비의 일갈 一喝이 이 허 虛를 찌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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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영진, [바이블 FAQ] (대한기독교서회, 2006), 165-170쪽에 재수록
2) Metzger, B. M., A textual commentary on the Greek New Testament, second edition (UBS, 1994) 마 21:29 본문주석
3) 25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왔느냐? 하늘에서냐? 사람에게서냐?” 그러자 그들은 자기들끼리 의논하며 말하였다. “‘하늘에서 왔다’고 말하면, ‘어째서 그를 믿지 않았느냐’고 할 것이요, 26 또 ‘사람에게서 왔다’고 하자니, 무리가 무섭소. 그들은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27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새번역] 마 21:25-27a)
4)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를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새번역] 마 21:2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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