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두 가지를 여쭈어 보려고 합니다. 둘 다 베드로전서 2장 2절과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개정> 번역과 <한글킹제임스> 번역 사이에 차이가 있는데, 뜻으로 보나 신학으로 보나 <한글킹제임스>의 번역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되어 대한성서공회에서 번역을 담당하셨던 목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번역비교 드림

번역비교 님께, 1) 벧전 2:2a “순전한 젖”은 “말씀의 순수한 젖”으로 바꿔야 할듯하다는 것에 대하여

<개정>이 “갓난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고 한 것과 달리 <한글킹제임스>는 같은 본문을 “갓난아기들로서 순전한 말씀의 젖을 사모하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귀하께서는 여기 “순전한 젖”을 “말씀의 순수한 젖”으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는 제안을 하시면서 제 생각을 물어 보신 것입니다. 귀하께서 말씀하신 것은 그대로 KJV의 벧전 2장 2a절의 As newborn babes, desire the sincere milk of the word를 <한글킹제임스>가 그대로 번역한 것입니다.

(1) 다음과 같은 번역들이 그리스어 ‘토 로기콘 아돌론 갈라/ to. logiko.n a;dolon ga,la’를 우리말 번역들처럼 “순전 純全하고 신령 神靈한 젖”이라고 번역합니다(ASV, ESV, LEB, NET, NIV, NLT, NRSV, TEV)

(2) “신령한”이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로기코스/ logikos’가 우연히 “말씀”이라고 번역되는 ‘로고스 logos’와 발음이 비슷한데다가, 그리스어 ‘로기코스’ 자체에도 ‘로고스’에서 파생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연상하는 어희(語?/ wordplay)가 가능합니다. 더욱이 바로 직전 벧전 1:23에서 “너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 logos으로 되었느니라”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의 말씀 logos으로” “거듭난” 것이므로 “신령한 젖”이라기보다는 “말씀의 젖”으로 양육되고 거듭나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연결이 됩니다. 그래서 그리스어 ‘토 로기콘 아돌론 갈라/ to. logiko.n a;dolon ga,la’를 “순전한 말씀의 젖”으로 번역하는 번역들이 있습니다(DARBY, GW, KJV, NASB, NCV, NIrV, YLT).

이러한 경우는 둘 다 가능한 번역이기 때문에 둘 중 어느 하나가 배타적으로 혹은 지배적으로 하나만의 옳음을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번역의 경향을 보면, 다수 번역이 “순전한 말씀의 젖/ the sincere milk of the word”보다는 “순전하고 신령한 젖/ the pure spiritual milk” 쪽을 선호합니다.

2) 벧전 2:2b “<개역개정판>에서는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이 구절 때문에 목사님들이 잘못 가르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한다’는 것은 구원받은 것을 잃어버리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것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구원에 이르도록’을 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원받은 자가 성화되어가는 것이 맞지 않나요?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장해가는 것이 아닌지요? ‘구원에 이르도록’이라는 표현은 없어져야 할 듯합니다.”라고 하신 의견에 대하여

대단히 민감한 본문입니다. 문제 본문의 번역을 비교해보도록 합니다.

<개정> 벧전 2:2b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한글킹제임스> 벧전 2:2b
“이는 너희가 그것으로 인하여 자라게 하려 함이라”

위에서 보듯이, KJV와 <한글킹제임스>에는 “구원에 이르도록/ to salvation, ‘에이스 소테리안’”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비잔틴 사본에 이 말이 없기 때문에 비잔틴 사본을 사용한 KJV에는 당연히 이 말이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잔틴 사본보다 이른 초기 사본들, 최상의 사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사본들(예를 들면, I72 ? A B C K P Ψ 33 81 630 1241 1505 1739)에는 ‘에이스 소테리안/ “to salvation” “구원에 이르도록”’이 나와 있습니다.

귀하께서 잘 지적하셨듯이, “구원에 이르도록 자란다.”는 것은 “이미 받은 구원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신학적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원에 이르도록 자란다.”를 빼야한다고 생각한 이들이 고대 사본에서 그것을 삭제했거나 필사 과정에서 우연히 삭제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합니다.

성경 말씀이 성도의 양식이 되어, 그 말씀의 양식을 먹고 성도로 성장하는데, KJV 외의 다른 성경들이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고 성경을 고쳤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만, 그렇게 인위적으로 성경을 고치기에는 고대 사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권위 있는 다음과 같은 번역들이 벧전 2:2b 번역에서 “구원에 이르도록”이라는 본문이 있는 사본을 그들의 번역에서 반영합니다(ASV, ESV, LEB, NET, NLT, NRSV, TEV).

“구원에 이르도록”이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학적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KJV나 <한글킹제임스> 마저도 때로는 이런 표현을 그대로 번역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벧전 1:5와 벧전 1:9입니다. “말세에 나타내기로 예비하신 구원을 얻기 위해 [unto salvation 구원에 이르도록] 보호를 받는다”(벧전 1:5), 혹은 “믿음의 결국이 영혼 구원의 구원을 받는 것”(벧전 1:9)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번역하고 있습니다.

<한글킹제임스> 벧전 1:5
너희는 말세에 나타내기로 예비하신 구원을 얻기 위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하심을 받았느니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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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o are kept by the power of God through faith unto salvation ready to be revealed in the last time.” (KJV 1 P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