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모든 인생은 심오한 미스테리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은 흐름들이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만들며,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세계는 비밀스런 의도와 법칙으로 가득하다. 이 모든 미스테리에 대한 한 가지 응답은 그것을 풀어야 할 문제로 다루는 것이며 모든 일을 정보를 얻고 통제할 수 잇을 것으로 대한다. 그러나 또 다른 방식은 모르는 채 절하고 우리의 제약을 고백하는 것이다. 종교와 영성은 서로 친밀히 연결된 수많은 영겁을 거쳐서 미스테리를 끌어안는 것을 통하여 깊이와 뜨거운 동정심을 갖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창조적인 길을 제시한다.

종교들은 저마다 고귀한 뱃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목적을 흐리게 할 정도로 자신들을 도덕화 내지 지성화하며 방어함으로써 종종 분노 때문에 종교를 버리고 있다. 그래도 모든 사람은 초월성에 대한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모종의 영성 생활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스스로 찾아 나서다가 새로운 교회나 공동체를 찾아간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찾은 개인적 영성과 스스로 버린 제도권 종교를 날카롭게 구별한다.

최근에 나는 한 여성과 영성을 찾는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대체 영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그에게 물었다. 그는 잠시 조용하더니 마침내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레 말하였다. “우리는 현재 있는 것보다 더, 더 많은 것을 원하지요.” 나는 전 세계에 다니면서 이런 반응을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소박한 언표가 초월성에 대한 필요를 표현하는 것이라 나는 믿는다. 이런 욕망의 대상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끝이 열려 있다. 그것은 전형적인 종교적 언어로 서술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에는 그런 욕망이 바로 종교와 영성 양쪽의 본질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평생을 두고 존재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이런 욕망을 추구하며 지냈다. 열세 살에 출가하여 수도회에 들어갔다. 내가 정확히 뭘 하는지 모르고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높은 곳에 닿도록 압도적인 열망을 느끼고 있었다. 나이 스물여섯에 나는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똑같은 열망을 안고 수도회를 떠났다. 나는 종교학 교수직에서 쫓겨났다. 나는 이 해직을 인생이 내 앞에 더 많은 것을 남겨 놓은 징조로 읽었다. 내가 오십이 되었을 때 돈도 지위도 전망도 없을 때, 갑자기 내 책 한 가지가 유명해졌다. 그러자 할 일도 생기고 가족을 부양할 수단도 갖추게 되었다. 돌아다보면, 이 모든 전환점들이 내가 영성의 길을 나아가도록 차트를 그려준 초월성과 미스테리의 순간들임을 깨닫는다.

‘영혼의 돌봄’에서 나는 일상적인 인간의 상황이 역설과 심층적인 수용의 센스를 요청하는 미스테리가 가득한 것으로 제시하였다. 우리의 걱정거리와 어려움에 대한 응답으로써 내가 권장한 것은 치료에서 돌봄으로의 전이 즉, 나의 친구 제임스 힐먼이 영웅적이라 부르는 것으로부터 내가 바보스럽다고 부를 수 있는 것으로 변통하는 것이다. 인간의 코미디 속에서 우리는 얼굴이 상할 정도로 곤두박질친다. 때로는 우리가 자신을 비웃는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우리 자신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오늘날 우리가 건강하다고 말하는, 완전을 기하려 애쓴다. 코믹한 광경이 영적인 것이며, 그래서 내가 이 책 내내 영적인 것에 대한 우리의 지성을 심화시키기 위하여 거룩한 바보스러움에 관하여 말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나는 세계적인 종교의 영향을 심오하게 받았다. 선으로부터 내가 배운 것은 진리를 이미 붙들었다거나 뭔가를 온전히 깨달았다는 것을 결코 믿지 말라는 것이다. 도교에서 가르침을 받은 것은 포기하는 데서 힘을 찾고 사물의 의미에 대한 나의 개념이 완전히 정확하다는 것을 결코 믿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기독교 신비가들에게서 배운 것은 알지 못함의 구름 속에서 만족하는 것과 영혼의 어둔 밤을 대담하게 겪는 것과 심오하고도 아이러니컬한 무지를 기르는 것이다. 수피들과 미국 원주민들 사이에서 바보의 이미지를 거룩함을 나타내는 역의 인물로서 발견한다.

나는 모든 열린 정신과 마음속에서 종교적 감성을 느낀다. 그런 것은 제도권 종교에서나 새로운 공동에서나 모색하고 탐구하는 사람들 속에서나 회의주의자들과 세속적 예술 속에서 그리고 오래된 전통적 이야기나 의식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모든 일이 내 종교의 일부이다. 그러나 내가 이 단어를 쓰는 품이 대부분 다른 사람들의 쓰임새와 다르다. 그들은 화려함과 환경과 권위와 선별된 도덕성을 강조하는 것을 본다. 나는 그 말의 뜻을 달리한다. 그래서 이 책의 한 가지 목적은 종교를 재정의하고, 종교의 영혼을 포착하고, 제시하기를 영성이 종교의 대안으로서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하는 것이다.

‘영혼의 돌봄’은 정서와 관계와 문화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깊은 영혼을 향하여 말한다. 그 책에서 나는 영성을 향한 새로운 접근법의 초석을 동시에 놓았다. 그러나 나는 한번 맛보기 이상 더 많은 것을 별로 내놓지 못하였다. 여기서는 직접 영성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측면을 탐구한다. 나는 여러 다는 형태로 찾을 수 있는 바대로 종교의 영성에 대하여 큰 사랑을 지니고 산다. 여기서 나는 바로 내 삶의 경험과 인생관의 핵심을 제시한다. 영성적으로 사는 길이 솔직하고 물리적인 삶이나 정서에 가깝되 어떤 식으로도 오만하지 않는 그런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작품에서 나는 영성을 찾되 뒤얽힌 정서와 불가능한 관계와 대부분의 삶에 찾아드는 끝없는 실패 속에서 찾자는 것이다. 이는 도피로서의 영성과는 정반대이다. 여기서 감상하는 영성은 깊은 경험 속에서, 삶을 의미 있게 하려는 부단한 노력 속에서 그리고 자아성취를 못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영성의 한계로 볼 수 있는 시련들 속에서 감상하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해 보일지는 몰라도 나이브한 것은 아니다. 이는 자아를 소중히 여기며 어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전적으로 육신을 입고 사는 사람이 되면서도 동시에 지성적이면서 깊이 자리매김한 영적 정체성을 발달시키는 일에 대한 도전이 된다. 이는 배꼽을 응시하도록 북돋우는 것이 아니라 자아의 내면이나 그것을 초월한 모든 것 속에서 무한대를 찾는 것을 북돋우는 일이다. 이는 이혼을 하고도 그것을 통과하고 공동체에 대한 봉사하는 것과 같은 초월성을 정의한다. 이런 영성에 있어서 정의는 계몽보다 더 중요하고, 유머는 야망보다 더 거룩하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나는 제도권 종교에 대하여 반감을 갖지는 않는다. 나의 부모님은 기분좋게 공동체 속에서 은혜로운 삶을 사셨고, 내게는 영성 생활의 모범이 되셨다. 그래도 그분들은 지속적으로 가톨릭교회를 재정의하였고 거기서 예기치 않은 중요함을 발견한다. 그러나 나는 공식적인 교회가 대체로 감축 상태에 있음을 의식한다. 전세계적으로 영성을 절실하게 갈급해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도 더 높은 차원에서 보면 교회는 한층 더 방어적이며 권위주의적으로 되는 것을 보면 정말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여 교회는 자신들이나 세계인들을 양쪽이 다 갈구하는 영적 지성으로 먹이고 채우는 기회를 잃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 가톨릭 신자로서, 예전의 수도사로서, 심리치료사로서 그리고 종교 전문가로서 나의 개인적 경험에서 글을 쓴다. 내 자신의 가톨릭 신앙은 대단히 심화되고 폭이 넓어져서 이제는 공식적인 가톨릭의 정황에서 보면 제대로 적응이 안 된다. 나는 독자들이 나의 개인적인 배경을 제한적인 것으로 보지 않기를 바라고 오히려 자신의 뿌리를 송두리째 버린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전으로 바라보는 영성의 오디세이를 가는 사람의 모델로 봐 주면 좋겠다. 나는 내 자신 속에서 끊어버릴 수 없는 타고난 가톨릭을 느끼는 반면에, 나는 모든 종류의 영성 탐구자들이나 탐험자들과 형제됨을 느낀다.

나는 "나의 작업"속에서 늘 영성의 깊이를 찾고 있으며 그 표현을 조심스레 사용한다. 치료사로서 내가 아는 것은 사람들이 영성의 탐구를 그들의 정서생활이나 그들의 관계와 분리시킬 때 문제가 생기고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한 조각으로 보며 이 책의 여러 장을 일상생황의 노고 속에서 발견되는 깊은 영성에 할애하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영과 영혼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고 있다.

상황이 이상적일 때 이 두 차원 사이의 차이를 말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정은 드물지만 이상적일 때가 있다. 그 때는 다만 순간적으로 드러나고 곧 지나간다. 우리는 -일터에서나 집에서나 우리의 욕망과 공포와 씨름하면서- 우리의 시간의 반은 뒤엉킨 영혼의 그물 속에 빠져서 지낸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의미가 있고 솔직하고 든든하게 터전을 이룬 영성생활을 개발하는 데 할애한다. 이 두 차원은 서로를 먹여 준다. 다른 한 쪽이 없이는 어느 쪽도 불가피하게 신경증적으로 된다.

(편집자주) 이 글은 지난 호까지 연재했던 토마스 무어의 책 "영혼의 돌봄"과 같이 읽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