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다니던 20년 전만 해도 나는 누구이고 어떤 존재인가? 하는 인간의 존재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빈부의 차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함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 아이들에게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라는 것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어린 날 가졌던 비전을 현실에 적용하며 아동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시는 분을 만나게 되었다.「이렇게 살아도 행복해」라는 책을 쓴 저자 김인숙 소장이다. 아동의 권리를 위해 40년 동안 평생 한 길을 걸으신 김인숙 소장은 Save the Children에서 30년 사역을 마감하고 현재는 국제 아동인권센타에서 아동의 인권을 위해 일하고 계시는데, 이 책은 그러한 비전이 사명감과 만났을 때 삶에서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살아도 행복해」라는 책은 총 6장으로 되어 있다.

제1장 나의 일, 제2장 소중한 존재, 제3장 신앙의 유산, 제4장 영적 가족, 제5장 초월적 안목, 제6장 인권감수성이다. 6가지 주제로 61가지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40년 동안 아동의 권리를 위해 평생 한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자신의 사명과 비전, 신앙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이유 없이 고통당하는 약자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 약자중의 하나가 아동이다. 저자의 어린 시절 어처구니없는 경험은 가장 약한 아동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세대를 살아가는 아동들을 보호하고 이 땅에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살도록 창조된 아동의 소중함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소중한 아동을 대하는데 있어 ‘직업이 아니라 삶이다’라는 표현을 통하여 천직이 무엇인지, 사명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기에 누군가를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퍼실리테이터로서 존재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촉진자)란 학습자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학습자들의 경험이 그들의 배움의 장에 펼쳐지고 그들 스스로가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돕는 사람이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용어인 이 퍼실리테이터는 우리가 아동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대하며 존중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동인권교육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들 내면에 있는 인권감수성을 향상시켜 사람들을 존중하도록 돕고, 실제현장에서는 아동의 인권이 보장되고 보호, 존중, 충족되도록 지원하는 일을 ‘이렇게 살아도 행복해’ 하면서 잔잔한 따듯함으로 생명력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살아도 행복해」는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내용의 책이기도 하다. 직업을 사명으로, 천직으로 생각하며 아동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신앙의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 70년이 넘은 인생을 살면서 인생의 위기들을 극복할 수 있는 힘 또한 신앙에 있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길을 가게 될 때, 끝까지 그 길을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 힘, 결코 말로서는 설명할 수 없으나 나의 힘과 능력이었다고 말할 수 없는 힘, 그 힘에 이끌려 자신보다 더 높은 곳에 이르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신앙이었다. 아동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말 “얘들아, 너희들은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살아도 행복하단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 힘이 어디에서 나왔는가? 신앙이었다. 신앙이 없다면 행복할 수 없고 불가능한 일을 가능으로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아도 행복해」는 단순히 아동의 권리를 위해서 일하는 전문가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신앙인이든 비신앙인이든 자녀를 사랑하는 모든 부모들, 어른들, 또한 아동 자신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어느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평생 성실히 일하며 인생을 아름답게 살았던 이 시대의 어른으로부터 듣는 삶의 지혜가 글마다 가득하다. 이 땅의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전해주는 행복 인생 레시피이다.’(국민일보) ‘어린 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마19:14)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던 예수님처럼 이 책을 통해서 어떻게 아이들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을지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리라 생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