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나서 엄마랑 놀고 있었어요.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렸어요.
‘누구지?’
현관문 밖에는 이웃에 사시는 엄마친구가 사과박스를 넣어 무겁게 들고 있었어요.
“이거 시골에서 농사지은 거라 맛있어요. 잡숴보시라고 가져왔어요.”
“싱싱하고 맛있어 보이네요.”
“다 잡수시면 또 말씀하세요.”
“아니에요. 두고두고 잘 먹을게요.”
엄마랑 엄마친구는 따뜻한 유자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 놓으셨어요.
엄마친구는 시골에다 전원주택을 지었대요. 천사 딸과 함께 살기위해서래요. 엄마친구 딸은 어려서부터 자폐증을 앓고 있대요. 서른도 훨씬 넘은 처녀지만 아직도 어린아이로 머물러있대요.
“힘든 일도 많을 텐데 항상 밝게 사셔서 뵙기 좋아요.”
엄마가 진심으로 말했어요.
“그렇게라도 살아야죠. 그러지 않으면 제가 불쌍해서 어떻해요? 남편한테 말했어요. 늙으면 내가 소영이보다 3일 먼저 죽을게요. 천국이 어떤가 살펴보려고요. 그 다음은 소영이 오고, 그 다음 3일 뒤에 남편보고 따라 오라고 했어요.”
“…….”
천사가족 이야기를 듣다가 방안으로 들어왔어요.
거기 그대로 앉아있을 수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