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떠나오면 더 보고 싶은 어머니
부르고 있어도 부르고 싶고
같이 있어도 더 같이 있고 싶은 어머니
어머니, 이제 …
하나님의 품에 고요히 안기소서
마음껏 안기소서.

그 곳은 그렇게도 원하시던
평강의 강물이 넘쳐흐르는 곳
그 곳에서 마음껏 훨훨 날아다니소서
날개만 있다면 훨훨 날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어머니
이제 그 소원을 이루소서
마음껏 이루소서.

어린 나이 열한 살에 어머니를 여의시고
그 외로움이 평생을 따라다녔지만
이제 그 쓸쓸함의 옷을 벗고
어머니, 이제 …
환히 웃으며 영원하신 주님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행복하소서.
마음껏 행복하소서.


어머니께서 하나님 품에 안기신지 이제 일 년이 되었다. 생전에 그렇게도 꽃을 좋아하시더니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봄에 꽃들의 환송을 받으며 이 세상을 떠나셨다. 마지막에 1년 5개월 정도 병원생활하신 것 포함하면 약 십년간 우리 집에 모신 셈이다. 어머니는 옛날 어머니들 중에서도 유별나게 아들을 좋아하셨지만 막상 혼자 계실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 세 아들 중 누구도 어머니를 모실 수가 없었다. 그때 시어머니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외며느리이지만 내가 친정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다. 참 감사한 것은 내가 친정 식구들 가운데 처음으로 예수를 믿어 부모형제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이제 어머니가 그 믿음을 계속 지키고 천국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게 된 것이다. 내가 서른 살에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데, 그 당시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어머니께선 많이 섭섭해 하셨다. 그랬던 어머니가 완전 열렬한 할렐루야 할머니가 되셨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 (이 일로 우리 아들은 내가 성공한 목회자라며 추켜 세워주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다).

어머니와 같이 살 게 된 후, 점점 연세 드실수록 여기 저기 아프셔서 병원도 열심히 다녀야 했고 몇 번의 수술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50줄에 들어선 나도 쉽지는 않았다. 나도 몸이 너무 아픈데 어머니 돌보는 일을 나눠 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형제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내가 차라리 어머니의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니! 그런 생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그 날 이후 나는 “엄마의 엄마”가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몸이 점점 힘이 드니까 다시 원망과 불평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도 가운데 주님께서 환상을 보여주셨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에 당신의 어머니를 요한에게 부탁하시는 장면을 보여주신 것이다.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게 큰 은혜를 주셨다. 이제 내 어머니가 아니라 예수께서 내게 맡기신 당신의 어머니로 섬기도록 해주셨다.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여주셔서 부인할 수가 없었다. 힘든 과정이 많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머니를 모시는 일로 많은 은혜를 주셨고 또 그 과정을 통해 내 자신이 성숙해졌다. 어머니를 사랑한다면 어머니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하고 어머니가 사랑하는 아들들도 사랑해야 함을 배웠고 또 사랑하게 되었다. 이제사 조금 철이 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