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가 생긴지 올해로 만 24년이 된다. 1979년, 작은 교회는 하나님나라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고자 이 땅에 태어났다.

“예수 믿고 구원받자.” 라고 전도를 많이 하던 그 시절에, 구원받는 종점은 죽어서 천당 가는 것이고, 살아서는 복 받아 돈 많이 버는 것이며 교회적으로는 사람이 많아지는 성장이 복 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되어 있던 때였다.

작은 교회는 예수님이 하나님 아버지와 사귐이 있는 것처럼 예수와 사귐이 있는 사람들끼리도 진정한 사귐이 있으려면 큰 교회보다는 교회가 숫자적으로도 적어야 더 좋다고 보았고, 큰 교회 하나만 있는 것보다 작은 교회 여럿이 있는 것이 더 좋다는 뜻이다. 작은 교회라는 이름 때문에 큰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나 큰 교회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아냥거림을 받는 일도 있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기쁨을 같이 하려면 교인의 수가 많은 교회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창립 멤버들은 이런 뜻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다른 교회에 다니다가 작은 교회로 옮겨 온 분들은 간혹 여름에 포도를 사 와서는 “이거, 목사님만 잡수세요!” 한다. 그러나 점심을 먹은 후에는 교회에 있는 식구들이면 누구나 같이 그 포도를 먹게 되면 그 사람은 그만 얼굴색이 변해버린다.

봉사를 하거나 선교를 하는 것도 어떤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한다. 누가 먼저 좋은 일을 시작하면 함께 해서 그 일을 이루려고 하는 것보다 “너만 하냐? 나도 할 수 있어!” 하며 또한 다른 일을 시작하기도 한다.

다른 집 아이는 칭찬을 받고 우리 집 아이는 지적을 받았을 때 그것을 고쳐서 함께 키워갈 생각은 하지 않고 기분 나빠서 교회에 못 다니겠다고 나가버리는 사람도 있다. 함께 살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갈등들이 있지만 함께 성서를 읽으며 함께 기도하며 실천해 나가다보면 공동체적인 성숙이 이루어지리라고 본다.

교인들의 생활은 교회 안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 주일에 배운 성서말씀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스며들어야 하는 것인지를 치열하게 살피며 살아가야만 예수님의 뒤를 따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야 예수를 믿는 사람이 잘못된 문화를 고쳐나갈 수 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더 이악스럽다는 말도 들으면 안될 것이고, 예수 믿는 사람이 아니면 모두가 틀린 삶을 산다는 생각을 하는 크리스천도 없어져야 할 것이다.

어떤 기독교인들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마귀’라고 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적어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까지도 사랑하시는데 우리가 문을 닫아 놓는 것에 대한 반성을 해야할 것이다. 어디까지 코이노니아를 해야 하는가는 연구를 해야할 일이지만 우리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사상이 틀리고 신앙이 다른 것은 그들의 문제이지 우리가 그들을 마귀 같이 취급하여 돌려놓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평화를 깨는 사람을 거부하는 것과 우리와 다는 사람에게 편견을 가지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삼위일체 주일에 작은 교회는 창립을 하였는데 하나님의 공동체성을 더욱 배워나가야 되겠다. “우리가 우리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자 ….”고 하신 뜻을 곰곰이 살펴 나가야겠다.

어린이, 여성, 가난한 이, 장애인 할 것 없이 모두 ‘우리’ 속에 들어오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코이노니아 신학은 더욱 번져나가야 한다.

서로 나누어 먹고, 정보교환도 하고, 아플 때 찾아보고, 자기 식구만 챙기는 것 하지말고, 남에게도 잘 나누어주면 좋겠다. 오만하지 않고 자기만 잘난 것처럼 생각하는 나르시시즘에 빠지지 말고, 남을 시기하지 말고 뒤에서 비판하며 비웃지 말고, 남에게 너무 기대며 머뭇거리지 말고, 물욕이 성해져서 이것저것 욕심내서 남의 것도 내것인양 가지지 말고, 말 끝마다 명령조로 말하지 말고, 자기의 생각에 빠져 남을 짜증나게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공동체성이 살아나며 좋은 코이노니아가 이루어질 것이다.

서로에게 북돋아 주며, 칭찬도 하지만 남의 충고도 잘 받아들이는 공동체가 가장 건강한 공동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