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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대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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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속의 일치, 교회의 한 모습을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실은 모든 공동체는 모두가 같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특색을 가진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어떤 가치 혹은 어떤 지향성 때문에 유지되어 간다고. 가장 기초 공동체인 가정도 들여다보면, 가족 수만큼이나 생각도 행동도 다 다르다. 그러나 오직 결혼 혹은 혈연이라는 끈 하나로 일치를 이룬다. 월드컵 때마다 등장하는 붉은 악마들도 그렇다. 얼굴도, 성별도, 나이도, 학력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오직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하나의 끈으로 일치를 이루고 열광한다. 나는 교회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울은 외친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3:28). 현대적으로 표현을 바꾼다면 바울의 외침은“남자나 여자, 내국인이나 외국인이나, 학식있는 자나 무학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심지어 찐 보수나 찐 진보라고 할지라도(그 어떤 다름이 있다고 해도) 신앙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입니다!”일 것이다. 많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 이름으로 하나된 그리고 하나되어야 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다. 그럼으로 우리는 서로를 한 몸의 지체라고 부른다. 그래서 어떤 이유로든지 나누어지는 것은 아픔이요 상처다, 괴로움이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서 찾기 힘든 단어가 ‘헌신’ 혹은 ‘희생’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으십시오.” 많은 미국인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미합중국 35대 대통령 John F. Kennedy의 취임 연설에 등장하는 명문 名文이다. 그러나 지금도 저 문장이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모두가 ‘다오, 다오’(잠30:15)하는 세상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필요를 채워주는 곳을 찾아 방황한다. 그러나 이런 시대에도 비교적(?) ‘헌신과 희생’의 가치를 당당하게 말하고 행하는, 혹은 행하려 노력하는 공동체가 교회라고 나는 믿어 왔다. 얼마 전, 서울에서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늦은 밤, 메시지 수신음이 들려 무심코 핸드폰을 열었다. 첫 문장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목회자는 다들 공감한다. 목사가 가장 힘들 때가 언제인가, 애지중지 목양한 양이 떠날 때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럴 때 아프지 않은 목사는 없으리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목회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가난이 아니었다. 양떼를 떠나 보낼 때였다. 어떤 이유도 결코 위로가 되지 않는 상처만 남고. 늘 교회에서 말해 왔다. 거주지를 옮기는 이외에 교회를 떠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있다면 오직 목사가 복음적이지 않거나 사회적 지탄을 받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뿐이어야 한다! 그런데 “목사님, 저희 부부는 교회를 떠나겠습니다”라니! 정말 덜덜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이유를 알아보니 기가 막혔다. 찬양대 지휘자인 그 권사가 연습을 마치며, 전모 목사를 비난했더니 어느 장로가 그렇게 말하지 말라며, 문정권을 비판하는데 정신이 아득하더란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보좌관으로 있는 또 다른 장로를 얼굴도 보고 싶지 않다는 거였다. 자기는 오래된 친구가 문재인 정부를 비난해서 싸우고는 만나지도 않는다고. 대깨문과 태극기가 교회 안에서도 싸운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그것이 내 발등의 불일 줄이야, 이념이 믿음보다 진하다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현실. 누구의 책임일까? 어쩌면 힘있게 매력적(?)으로 써대는 목사들의 글이, 혹은 성경을 자기 주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여겨온 이들이. 아니다! 내 책임이다. 헌신과 희생은 잃어버리고 자기 이념따라 쉽게 떠나도록 가르친(?) 이 못난 목사가 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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