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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간증/고난을 통해 배우다/윤명상 장로
9월11일 아침 9시30분 경, 뉴욕행 KE081 편 보잉747기는 좋은 날씨 속에 기분좋은 활강을 하고 있었다. 착륙을 앞둔 통상적인 약간의 긴장 속에 착륙 준비를 하려고 화장실을 향해 일어서는 순간, 안내 방송이 들려 왔다. “당비행기는 목적지인 뉴욕 JFK 공항의 폐쇄로 미네아포리스에 긴급 착륙하게 되나 비행기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안내 방송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잠시 후, 미네아포리스 공항에 무사히 착륙하여 관제탑의 지시를 기다리면서 조금씩 수근대던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곧 이어 ‘미국방성 건물과 WTC 빌딩과 국방성 건물이 모두 무너져서 수 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기내에 돌고 있었다.
두 시간 여의 대기 후 입국 수속을 하면서 파악한 상황은 매우 심각한 것이었고, 이에 따라 앞으로의 일정을 속히 조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 다음날로 예정된 뉴욕에서의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할 것인데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였다. 미국내의 모든 공항은 폐쇄된 상태이고, 다른 대중교통수단도 여의치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결심을 하고 알아보니 몇 가지 문제설이 대두했다.
첫째로 2,500 키로나 되는 거리가 문제이고, 둘째로 렌트할 차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고, 셋째로 과연 같이 운전하고 갈 사람을 찾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HERTZ, BUDGET,AVIS 등을 전전하면서 차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는데, 마지막으로 들른 NATIONAL에서 마침 취소된 차가 있어서 4륜구동형밴을 빌릴 수 있었다. 차를 빌려오니 2,500 Km 나 되는 거리를 같이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드문데다가 국제 면허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더욱 없어 애를 태웠다. 그런데 마침 같은 목적으로 뉴욕에 가던 일행 두 사람 중 갓 결혼한 젊은이가 뉴욕에서 공부할 때 받은 운전면허가 있다고 하기에 다음날 새벽에 비행기가 뜰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망설이는 그들을 설득하여 함께 간 직원 한 명과 다른 지원자 한 명까지 모두 5명이 미네아포리스 공항을 출발한 것이 오후 4시경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젊은이와 교대로 200마일 씩 달려서 만 20시간 만인 다음날 12시경에 뉴욕에 도착하였다. 참고로 다음날 새벽이면 뜰 것이라던 비행기는 이틀 뒤에야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하였으니, 나의 판단은 성공적인 것이었고, 이와 같은 악조건에서도 약속을 지킴으로써 거래선에게 깊은 인상을 주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이와 같은 극적인 일이 일생에 몇 번이고 있었지만,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것과 구하는 자가 그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떤 시련도 주님께서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을 주시고 구하는 자에게 충분한 지혜와 능력을 주시며 필요한 것을 준비해 놓고 계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항상 우편에 계시고 우리를 지키시며 언제나 우리가 손을 내밀면 잡아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덧붙이면 운전을 교대하면 즉시 깊은 잠을 자게 되어 전혀 피곤함을 모르게 하여 주신 것도 운전 경력 25년에 처음 겪는 일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젊었을 때부터 꿈이었던 미대륙 횡단을 비록 절반이지만(미네소타, 아이오와, 위스콘신, 일리노이스, 인디아나, 오하이오, 펜실바니아, 뉴욕 등 8개 주 통과)이번 기회에 할 수 있었다는 것과 나머지도 결국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 점은 참으로 큰 소득이라 할 수 있었다. 이미 종주를 경험한 유럽, 일본, 한국을 포함해 미대륙을 추가할 때가 가까워진 것같아 다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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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3 16:43: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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