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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생활속에서/가을속의 아침/김영미집사
언제나처럼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 시계벨이 울렸다.
“삐리릭 삐리릭 삐리릭 삐리릭~”
여섯번이 울렸나, 그제서야 시계벨을 누르고
억지로 일어났다.
창문을 조금 열고 아직은 조금 시원한 아침을 맞는다.
이 아침도 창문밖의 거리는 바쁘기만 하다.
경비아저씨의 빗질소리, 출근하시는 아빠들의 발걸음, 학교가는 학생들의 무거운 책가방에 재잘거림도....
정성스럽게 식구들의 아침을 준비하고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딸아이를 깨우고 상을 차린다. 맛있게 식사하는 식구들을 바라보며 작은 행복은 느낀다.
지금은 모두가 떠나버린 어수선한 집안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휴, 이것 언제 다 치우지?”
막내의 장난감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이리저리 뒹구는 벗어놓은 옷가지와 이불.
식탁은 치우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도 하고...
오늘의 할일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우선으로 해야할 지를!
“그래, 오늘은 조금있다 치워볼까!”
가스불에 주전자를 올려놓고 라디오를 켜본다.
익숙한 목소리에 정겨움을 느끼고 보글보글 끊는 주전자를 내려놓고 진한 커피향을 음미한다.
“이 시간이 너무나 좋구나. 이 가을과 함께”
치우는 것을 조 - 금 밀어놓고 식탁에서의 작은 여유를 느껴본다.
베란다 창문너머 보이는 아득한 북한산의 능선은 어찌도 저리 고운지.
듬성듬성 아파트 사이에 보이는 가을나무는 어찌도 저리 고운 색을 내는지.
여유부리는 나에게 시샘을 하듯 바람에 우쭐댄다.
가을은 이런것일까
사람의 기분을 가라앉히고 누구나가 시인이되고, 화가가 되고 나뭇잎 쌓여있는 거리를 거닐어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싶다.
한잔의 커피가 모자라 두 잔의 커피가 필요한 이 시간 이 가을.
난 행복하다.
내 생활이 바쁘고 때론 힘들지만 그나마 그것조차도 행복한 것은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지금 현재의 생활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우리들의 삶이 아름답기 때문이 아닐까.
희망적인 미래가 있는 삶이 소중한 것도 한 몫 하겠지.
커피가 식어간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할 것이고
남편은 식구들을 위해 오늘도 직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 또한 가족을 위해 무릎을 꿇을 것이고 삶의 주인이신 주님께 두 손을 모아 기도 할 것 이다.
떨어진 나뭇잎은 이리저리 바람에 뒹글어 날리고 사람들의 발에 밟혀 찢겨지고 또 쓰레기통에 넣어지고 태워버려져도.
내년에는 새파란 색을 내면서 봄을 준비할 것이고, 사람들에겐 시원한 그늘과 곤충들에겐 집터가 될것이다.
가을이면 또한 아름다리 고운 색을 뽐내면서 온갖 애교를 떨 것이다.
각자 주어진 자신의 생활과 삶이 있듯이,
이 아침의 여유가 누구나 느끼는 이 가을이 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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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15 05:33: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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