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17
|
|
|
|
|
||
|
|
2/2017 |
|
|
||
|
|
|
|
|
||
|
|
|
|
|
|
|
|
|
편지로 띄우는 말씀 |
|
|
|
|
|
||
|
|
|
|
|
|
|
|||
|
|
|
|
마태는 또 예수께서 선포하신 복음을 단 두 단락으로 표현했습니다. “회개하라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 4:17).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마음을 돌이키라는 것입니다. 마태가 수신자를 적시한 것은 아니지만, 앞뒤 문맥으로 보아 이방인의 갈릴리, 어둠의 땅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하신 말씀임에 분명합니다. 까닭이 무엇일까? 음울한 시대 핑계로 가만히 앉아 있지 말라는 것입니다. 희망 없다며 체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땅에서는 그대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하늘로부터 오는 희망을 보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삶이 고상해서가 아닙니다. 내일 없이 사는 이들이니 비루하고, 남루하고, 잡스럽게 사는 이들입니다. 범죄의 소굴에서 짐승만도 못하게 사는 이들입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천덕꾸러기인 이들에게 희망을 말한 이유가 무엇일까? 세상은 그들을 비천하게 여기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각기 자기 삶의 주관자로서, 역사의 주인으로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땅에서 풍족한 사람들은 굳이 하늘을 바라볼 이유가 없겠지요. 땅에서 내일이 보장된 이들, 금수저 물고 태어난 이들은 하늘을 사모할 까닭이 없습니다. 시대가 흘러 죽음의 땅 이방인의 갈릴리에 살던 사람들이 복음의 빛에 의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우리는 누가의 증언에서 보게 됩니다. 불학무식하고 비루한 줄로만 알았던 갈릴리 출신들이 예루살렘의 위세 등등한 자들 앞에서 얼마나 당당하고 확신에 차있던지, 오히려 저들을 체포한 자들이 기가 꺾일 정도입니다. 하는 수 없이 저들은 또다시 죽은 예수가 살아났다고,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고 다니면 그때는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겁박해서 풀어줍니다(행 4:18-21). 물론 그들의 겁박이 통했다면 복음의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죄악이 제 고집을 꺾지 않는 시대에 땅의 백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의 복음은 필연적으로 불의를 심판하고, 정의를 향한 투쟁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총칼이 아닌 회개를 통한 혁명을 촉발시킨다는 점에서 여타의 피로 물든 혁명과는 다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복음의 혁명은 외부에서 시작하지 않고 자기 내부에서 시작합니다. 어느 시대이건, 특히 불의한 시대의 기득권은 사회적인 약자를 제물로 삼아 제 배를 채웁니다. 타락한 권력은 결코 스스로 변하는 일이 없습니다. 위선과 기만은 자기 손으로 가면을 벗는 일이 없습니다. 어둠 가운데 있는 이들이 빛을 들고 일어설 때 그들의 가면은 허상임이 드러납니다.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만일 네가 (어둠 가운데 있는) 그들을 깨우쳐 돌이키게 하지 않음으로 인해 그들이 죽게 되면 그 피 값을 네게서 찾을 것이다”(겔 3:18). 뿐만이 아닙니다. 만일 의롭게 살던 사람을 경계시키지 않아 파멸하게 되면 그 책임 역시 파수꾼인 네게 묻겠다고 하십니다. 모골이 송연한 말씀입니다. 교회는 시대의 파수꾼으로 부름 받았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의 죄악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만일 교회가 어둠의 땅에 앉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지 않아서 그들이 절망하게 된다면, 그 죗값을 돌려받게 될 것입니다. 교회는 가난한 이들, 고통 받는 이들, 위로받지 못하는 이들, 희망을 빼앗긴 이들을 낙심케 해서는 안 됩니다. 복음은 우리 시대의 천덕꾸러기인 이들에게 선포된 것임을 교회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복음은 그늘진 땅, 죽음의 땅을 갈아엎는 혁명의 빛입니다.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