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음’은 성서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신구약 전체에서 ‘깨어있으라’는 말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내 영혼아, 깨어나라. 거문고야, 수금아, 깨어나라. 내가 새벽을 깨우련다(시57:8).”

“게으른 사람아, 언제까지 누워 있으려느냐? 언제 잠에서 깨어 일어나려느냐?”(잠6:9).

“천사가 다시 와서 나를 깨우는데, 나는 마치 잠에서 깨어난 사람 같았다.”(슥4:1).

“그러므로 깨어 있어라. 너희는 너희 주님께서 어느 날에 오실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마24:42).”

그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무르며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마26:38).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하여라. 마음은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구나!”(마26:41).


재미있는 것은 하나님을 깨우는 본문도 있습니다.

“주님, 깨어나십시오. 어찌하여 주무시고 계십니까? 깨어나셔서, 영원히 나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시44:23).”

“깨어나십시오! 깨어나십시오! 힘으로 무장하십시오, 주님의 팔이여! 오래 전 옛날처럼 깨어나십시오! 라합을 토막 내시고 용을 찌르시던 바로 그 팔이 아니십니까?”(사51:9).

“그래서 제자들이 다가가서 예수를 깨우고서 말하였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깨어나서, 바람과 성난 물결을 꾸짖으시니, 바람과 물결이 곧 그치고 잔잔해졌다“(눅8:24).

사람이 깨어나는 것과 하나님의 깨어나심은 ‘지금 이 순간’ 서로가 깨어나는 그 지점에서 일어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언제나 한결같이 깨어있는 분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사람이 깨어나는 그 순간이 바로 깨어있는 하나님을 뵙는 자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든지 크든 작든 그런 깨어남의 순간들을 경험합니다. 문제는 이 깨어있는 순간들이 어떻게 끊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깨어있지 못하는데, 그 말은 곧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는 잠든 채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잠들어 있다’는 말은 조금만 생각하면 결코 부정할 수 없습니다. 때로 우리는 분노에 빠져(잠들어) 사람들을 원망하며 살아갑니다. 어느 순간은 두려움과 절망에 잠들어 살며, 또 다른 순간 욕망에 빠지고, 어떤 생각에 빠지고, ‘음행과 더러움과 방탕과 우상숭배와 마술과 원수맺음과 다툼과 시기와 분냄과 분쟁과 분열과 파당과 질투와 술취함과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놀음’(갈5:19~21)에 빠져 살아갑니다. 무엇이 되었든 그 에너지에 내가 붙들려 끌려가는 것을 우리는 잠들었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에 잠들어 있습니까?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깨어있으면 볼 수 있는 한없는 은총과 사랑의 빛으로 채우고 계신 하나님을 뵙지 못하는 것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을 삼키고 있습니까?

끊어지지 않는 깨어있음을 위해서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합니다. 그래서 구르지에프는 ‘자발적 고난’ 앞에 자신을 내세우라고 말합니다. 편안함보다는 고난이 우리를 잠에서 깨우기 때문입니다. 높은 고층 건물에 로프를 매고 그것을 건너는 사람은 결코 잠들 수 없습니다. 중심과 균형을 잡기 위해 그의 모든 감각은 깨어납니다. 어떤 것을 생각할 겨를도, 감정에 빠질 틈도 없습니다. 그는 그 순간 깨어있습니다.

깨어있는 순간을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해보면 압니다. 그 순간은 찰나처럼 왔다가 사라져버립니다. 그것을 붙들기 위해서는 로프 위의 묘기처럼 모든 감각을 깨워내야 합니다. 성서 본문에 나오는 ‘항상’, ‘늘’, 이라는 단어를 우리가 습관적으로 가볍게 대하는 것처럼, 끊어지지 않는 깨어있음도 그렇게 잊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적 열망으로 무장하고 한 여름 밤의 꿈에서 깨어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온갖 기도와 간구로 언제나 성령 안에서 기도하십시오. 이것을 위하여 늘 깨어서 끝까지 참으면서 모든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십시오.” (엡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