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하나님께서 값을 치르고 사신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노예가 되지 마십시오." (고전7:23)

얼마 전 휴머니멀 Human+Animal이란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코끼리가 불법으로 사냥된 현장을 보여주는데 코끼리의 척추를 자르고 얼굴을 반으로 잘라서 상아를 가져간 코끼리의 사체였습니다. 경악스러운 것은 얼굴이 잘려나가는 동안, 척추신경이 잘린 코끼리는 움직이지 못하지만 살아있었다는 것입니다. 리포터는 눈물을 흘리며 방송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잔인함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태국에는 코끼리를 길들이는 의식인 파잔 Phajaan이 있습니다. 두 살 이내의 어린 코끼리를 우리에 가두고 사람들이 둘러싸고 소리를 지르며 잔혹하게 꼬챙이로 쑤시고 때리고 길들이는 의식입니다. 충격에 빠진 코끼리들은 50%가 죽거나 아니면 실명하거나 뇌에 문제가 생겨 삶을 포기한 채 이용당하다 쓸모가 없어지면 빠짝 마른채로 버려집니다. 우리 인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요?

태평양에는 두 개의 거대 쓰레기 섬이 있습니다. 하와이 섬 북동쪽으로 1600km 떨어진 쓰레기 섬과 일본과 하와이 사이에 있는 쓰레기 섬입니다. 이 쓰레기 더미들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인공물 중 가장 큰 것들로, 대한민국의 약 14배 정도의 크기이고 무게는 8만t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쓰레기 섬 주변에 사는 해양생물의 35%가 배에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양생물들은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동물들은 약자입니다. 약자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행하고 있는가를 보면,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약자인 어린 아이들, 고아나 과부, 떠도는 난민들에게 어떻게 행하는지를 보면, 우리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때문에 온 세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도움을 호소하는 우한 시민들의 눈물어린 요청에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면,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21세기를 영성의 밀레니엄 시대라고 출발했던 때를 떠올려봅니다. 인류의 영성이 진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현대를 정의하는 단어로 자본, 권력, 폭력, 갈등, 대립, 가상현실, 무관심, 고립, 인공지능 등 영성과는 거리가 먼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 인류는 지금 무엇을 찾고 있을까요? 우리는 길을 잃었을까요?

우리 삶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과도 같습니다. 아브람이 찾아 떠났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아브라함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줌으로써 그 자신을 찾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온갖 고생과 수고를 한 험악한 인생을 살았던 야곱도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얻음으로써 자신을 찾았습니다. 길을 잃었던 예수의 제자 베드로는 후에 ‘게바(반석)’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진정으로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여러분의 존재를 보여주는, 참 나를 드러내는 이름, 더 이상 물음이 필요 없는, 내가 도달했어야 할 그 곳에서 불리는 이름, 그 이름은 무엇입니까?

명상 중에 깨달았습니다. 여기 나는 지금 이런 의식으로, 이런 몸의 형태로, 이런 인연으로 현존하는, 태초의 원소들이라는 것! 어제는 다른 인연 속에서 현존했고, 그제는 사랑하는 손자와 현존했고, 그렇게 과거로 올라가며 수많은 인연과 더불어 현존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나는 지금은 이 이름과 더불어 맺은 인연 속에 있지만, 그 이전에는 나를 넘어서 또 다른 수많은 나들로 현존했다는 것, 때론 저 자연에 뛰노는 동물들과 더불어, 수많은 숲의 나무들로, 비와 구름과 햇살로, 지구를 넘어 온 우주의 별들로, 그렇게 현존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우주고, 나는 자연이고, 나는 온 유기생명체이고, 나는 너이고, 나는 나입니다. 내가 그토록 찾아 다녔던 모든 물음의 답이 바로 내 안에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새로운 인연으로, 새로운 춤으로, 새로운 꿈으로, 온 우주에 현존했습니다. 그리고 현존합니다. 또한 깨닫습니다. 나는 언제나 그렇게 창조의 사람, 신의 창조를 더불어 만들어 온 아담이었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흙(원소)의 존재인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존재의 이름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동물들의 이름을 짓고, 식물들의 이름을 불러 의미를 부여하고, 내가 살고 있는 지구별을 하나님의 낙원으로 만들어가는 창조의 과정 안에서 사람의 아들로 있습니다.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 당신은 내게 전혀 새로운 존재입니다. 나는 당신에게서 하나님을 보며 그대를 경배합니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에게 경배하듯이. 나는 그대가 누구인지 알고 그대를 경배하는데, 그대는 왜 자신을 하찮게 여기며 ‘사람의 노예’가 되었습니까? 잠에서 어서 깨어나십시오. 욕망의 잠에서 깨어나고, 돈의 잠에서 깨어나고, 권력의 잠에서 깨어나고, 분노와 증오, 두려움과 절망의 잠에서 어서 깨어나십시오. 당신은 지금 어떤 꿈속에 있습니까?

따뜻합니다. 부드럽습니다. 사랑스럽고, 편안합니다. 잠에서 깨어나면, ‘참 좋다!’ 하신 하나님의 음성을 온 존재로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말입니다. 길을 잃어버린 인류,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묻는 그대들에게 ‘사람의 아들’이라는 이름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