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021

 

 

 

 

 

 

 

 

 

 

 

 

  편지로 띄우는 말씀

 

내 영혼의 샘물

 

 

 

 

 

 

 

 

 

 





이 은 재


목사
무지개공동체교회 담임
kszukero@hanmail.net






 


최근 함께 영성수련을 하는 도반들과 100일 새벽명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00일 특별새벽기도, 이렇게 목표를 세우면 그것을 채우려고 애를 쓰는 모양이 영 부담스럽고 또 의무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기쁘게 이 수련을 할까 고민하다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주님께 하늘복권 100장을 선물 받았는데 매일 한 장씩만 열어볼 수 있다고, 그래서 매일 새로운 하늘의 보물을 얻어간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살짝 생각만 바꿨는데 새벽이 부담이 아닌 기쁨으로 다가오는 것을 경험합니다.

우리 삶도 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100세를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또 억지로 살아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하늘의 선물을 여는 것이라고, 매일 축복의 선물을 얻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삶이 하늘나라에 이르는 훈련장이라면, 그리고 고난과 수고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이곳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우리의 마음을 바꾸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삶은 매일 숨겨진 보물을 찾는 작업이라고 말입니다.

제일 먼저, 매일 만나는 가족을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대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놓아버리고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어떻게 오늘의 보물을 찾을지 창의적으로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어려운 작업이지요. 우리는 매일 그 사람을 어제의 그 사람으로 판단하는 오랜 습관으로 굳어져 있으니까요. 그래도 애써 노력합니다. 오늘, 새날, 새 사람, 새 만남, 그리고 감추어진 보물들, 아무리 단단한 바위라도 조금씩 깨어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하는 데는 아주 사소한 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침을 먹는데 하루살이 한 마리가 성가시기 날아다녀 무심코 탁 때려잡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 명상을 하는데 계속 이 하루살이가 떠올랐습니다. 137억년 길고도 넓은 이 우주공간에, 저 변두리 외지고 추운 어느 은하계의 또 변두리 별 지구 어딘지도 모르는 그런 곳에, 그 긴 시간을 기다려 태어나 단 하루를 사는데, 살아보겠다고 움직이다 그만 날벼락을 맞아 죽은 것입니다. 하루살이의 입장에서 보면 참 모질고 어처구니없고 허무하기 짝이 없는 삶이다 싶습니다.

그러다 인간의 삶도 이와 뭐가 다를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죽는 아이들, 장애로 평생을 고통 받아야 하는 사람들, 부모와 환경에 따라 숙명적으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들, 자연재해나 사고로 허무한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 형제간에도 서로 죽이고 죽여야 하는, 어쩌면 하루살이보다도 더 모진 삶을 감내하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상대를,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연으로 보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하루살이를 대상이 아닌 인연으로 보았다면, 제가 어찌 그리 쉽게 때려잡았겠습니까? 매일 만나는 가족이라도, 오늘의 인연으로 보면, 어찌 그리 쉽게 어제처럼 대하겠습니까? 내가 만나는 자연들, 물건들, 스치는 거리의 사람들, 내가 하는 일들, 모두가 귀하고 귀한 인연입니다. 로또 1등 당첨을 일백억 번 연속으로 당첨될 확률보다도 일백억 배 더 어려운 인연인데, 그것을 어떻게 이렇게 무지하게 놓쳐버릴 수가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원, 순환이라고 말합니다. 알파와 오메가, 처음과 나중이 만나는 지점은, ‘오늘’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오늘의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차가운 공기, 따뜻한 햇살, 수돗물 소리,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눈에 익은 집안 풍경들, 낯이 익지만 새롭습니다. 내가 새롭기 때문입니다. 이제 밖으로 나가 오늘 주어질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고, 미소와 눈웃음을 보내야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루살이가 찾아오지 않나 돌아봅니다. 만나면 말해주고 싶습니다. “행복해라!” 이 기쁨이 오늘 저의 보물이며 생명의 샘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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