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015

 

 

 

 

 

 

 

 

 

 

 

 

  공동체이야기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나는 존재한다’

 

 

 

 

 

 

 

 

 

 

 






 


요즈음 자꾸 생각나는 것이 대학시절 읽으면서 신앙의 의미를 묻곤 했던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입니다. 정의가 무엇이며,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참으로 신앙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조차 희미한 시대에 한 번쯤은 신앙의 의미를 되묻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물음에 대해 <침묵>은 말해 줍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하여 목숨을 내놓고, 누군가를 위해서 나를 희생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신앙의 표현이며 아름다움이라고 말입니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은 17세기 일본에서 선교하던 두 명의 예수교 수사가 당하는 폭력과 박해를 다룬 소설입니다. 일본에서 선교하던 포르투칼 신부 페레이라가 배교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제자인 로드리고 신부가 순교를 각오하고 일본 선교에 나섭니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도착한 로드리고는 관헌의 눈을 피해 돌아다니며 신도들에게 성례와 고해성사를 베풀며 페레이라 신부의 행적을 찾지만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중 배교의 경험이 있는 기치지로의 밀고로 신자들과 함께 붙잡힌 로드리고는 동료신부 가르페와 신자들이 참수형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순교를 각오하며 신앙을 지켜냅니다. 그리고 감옥의 벽에 손가락이 문드러질 정도로 ‘주님을 찬양하라’는 글을 새겨 넣으며 신앙을 지켜내기 위해 기도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침묵하고, 이 하나님의 침묵 앞에서 로드리고는 괴로워합니다.

하나님의 침묵 앞에서 괴로워하던 로드리고는 자신을 위해서 죽어가는 신자들을 위해서라면 예수도 배교했을 것이라는 자신의 스승 페레이라 신부의 말을 듣고 신자들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이 배교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배교한 사람들이 밟아서 우묵하게 들어간 성화를 밟으려는 순간 상화속의 예수가 괴로운 듯 호소하는 내면의 소리를 로드리고는 듣습니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희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십자가를 진 것이다. 밟아도 좋다. 밟아도 좋다.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나는 존재한다." (박경량 목사)

 

 

 

 

 

 

 

 

 




152-815 서울특별시 구로구 개봉로 11길 66 2층   Tel 02)312-6803, Fax 02)374-7277
  cbsi@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