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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삶의 뜨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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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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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창조경제’를 들여다보면 ‘경제’는 있는데 ‘인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창조경제’는 말하면서 왜 ‘구원경제’는 말하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말하지 않은 게 아니라 실은 말했다가 모두 거둬들였다고 보는 게 좋겠지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전 국민 앞에서 한 약속 즉 ‘경제민주화’를 통한 ‘국민행복시대’가 바로 ‘구원의 경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창조’만 있고 ‘구원’이 없는 세계는 불가피 승자독식은 있어도 패자부활이 없는 세계입니다. 다윈 식으로 말해서 자연선택에 의한 ‘적자생존의 세계’로 문명 세계는 아닙니다. 잔혹한 세계지요. 구약성경 이사야서 40∼55장으로 이어지는 제2이사야에게서 우리는 놀라운 사상을 보게 됩니다. 저들이 섬기는 야훼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며 동시에 구원의 주시라는 것 그리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주시라고 강력하게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의 창조주 하나님 이야기를 거꾸로 보면 이 제2이사야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사야는 왜 창조주 하나님으로 부족해서 구원의 주 하나님을 말하는가? 바빌론 포로생활에서 야훼 하나님을 창조주로 선포한 것은 마르뚝 신을 창조신으로 섬기는 세계에 대한 저항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로마의 가이사를 주로 섬기던 시대에 ‘예수가 주이시다’고 고백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간이 부었거나 목숨 건 선포인 것입니다. 제2이사야는 여기서 더 나아가 감히 구원의 주 하나님을 선포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주이기만 하다면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약한 자들의 희생은 자연선택과 다를 바 없게 됩니다. 그리하여 제2이사야는 억압과 수탈 가운데 있는 이들을 적자생존의 비정함에 방임하지 않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선포한 것입니다. ‘구원경제’를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경제의 활력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창조경제를 나무랄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기 과실이 아닌데도 가혹한 시장경제로부터 도태되거나 희생당한 이들을 보살펴서 다시 일으켜 세우는 ‘구원경제’ 없는 창조경제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비루한 처지가 된 이스라엘로 하여금 바빌론의 문화적 억압으로부터 자존감을 지키게 했고, ‘구원의 주 하나님’은 바빌론의 정치적 억압에 맞서는 힘과 용기를 갖게 했습니다. 제2이사야 시대에는 문화적 종속과 정치적 억압이 인간을 비참하게 만들었다면, 오늘날은 화려한 세속의 문화와 거대 자본의 횡포 아래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개개인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바빌론포로 시대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터널 가운데서 절망했다면,오늘날은 휘황찬란한 인공조명과 창조경제 구호 아래서 서민들의 삶은 나날이 피폐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2이사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약한 이들에게도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아, 네가 어찌하여 불만을 토로하느냐? 어찌하여 주께서는 나의 사정을 모르시고, 하나님께서는 나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 주시지 않는다 하느냐 … 오직 주를 소망으로 삼는 사람은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를 치며 솟아오르듯 올라갈 것이요, 뛰어도 지치지 않으며, 걸어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사 40:27-31).
힘을 내라는 것입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스로 날개를 접지 말라는 것입니다. 날고자 버둥거리지 않으면 날지 못합니다. 독수리라고 해서 저절로 나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절망하는 것은 불의가 만연하고, 정의가 빛을 발하지 못함에도 개개인이 너무 무력하여 대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 책임이 아닌데도 세상에 대한 회의로 좌절하는 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갑니다. 구원경제가 절박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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