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은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존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때문에 관용이 있는 사람은 모든 사람이 저마다 고유한 감정과 요구, 희망과 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입니다.

지난 해 12월, 호주 시드니의 한 카페에서 IS 추종자가 시민 17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가 두 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호주사회엔 이슬람에 대한 혐오가 확산되었고, 무슬림 여성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두려워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평범한 대학 강사인 레이철 제이컵스는 브리즈번의 지하철에서 한 무슬림 여성이 불안한 눈빛으로 두르고 있던 히잡을 조용히 벗으려 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그녀의 불안한 눈빛을 보며 왠지 자꾸 눈물이 났던 제이컵스는 전혀 모르는 그 무슬림 여성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히잡 벗지 마세요. 제가 같이 타 드릴게요.”하고 귀에 속삭였습니다. 무슬림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제이컵스를 포옹한 채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제이컵스는 이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그 글을 지인들이 트위터 등에 소개하면서 ‘#당신과 함께 탈게요.’라는 해시태그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해시태그운동은 순식간에 세계로 확산되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탈게요.’ 해시태그운동이 감동적인 이유는 평범한 무슬림들이 사로잡힌 두려움을 먼저 이해하고, 그 상황을 혼자 겪도록 방치하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관용입니다. 그리고 관용은 성서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삶의 덕목이기도 합니다. 바울은 디도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합니다. “아무도 비방하지 말고, 싸우지 말고, 관용하게 하며,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온유하게 대하게 하십시오.”(디도서3:2)
(박경양 평화의교회 담임목사,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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