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초 산업혁명의 여파로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드는 바람에 7만 명이던 영국 맨체스터의 인구는 1831년에 두 배로 늘어났고, 1801년에 98만8천명이었던 런던의 인구는 1851년에 236만3천명으로 불어났습니다. 엥겔스는 도시에서 빈민층으로 전락한 이들의 상황을 “초라한 몰골의 부녀자와 아이들이 떼를 지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그 모습이 쓰레기더미와 진흙탕에서 자라는 돼지만큼이나 더럽다”고 묘사했습니다.

빈곤층이 몰려든 도시의 하늘은 공장 굴뚝이 내뿜는 오염물질로 뒤덮였고, 상하수도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콜레라와 폐결핵 등 전염병이 창궐했으며, 유아 3명 중 1명이 첫돌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습니다. 노동자들은 노예처럼 하루 14시간 이상 노동해야 했고, 고된 노동은 그들의 수명을 단축해 1842년에 작성된 한 정부보고서에 의하면 맨체스터 노동자의 평균 수명은 17세였습니다.

이에 대한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대책을 내놓은 이가 마르크스와 엥겔스이고 그것은 ‘공산당 선언’에 담겼고 제2차 세계대전 후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체코슬로바키아, 유고슬라비아 등의 공산당 지도자들이 정부를 무너뜨리고 공산주의 정권을 세웠습니다. 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이들 나라의 공통된 현상은 극심한 불평등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었습니다.

공산주의가 추구하는 세상은 초대교회 공동체의 그것과 여러 모로 닮아 있습니다. 초대교회 공동체를 원시공산사회라고 부르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교훈이자 자신들의 본분인 ‘이웃사랑’을 충실히 실행하여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차별이 없었더라면, 공산주의라는 이념이 아예 출현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박경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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