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꼬가 또 도망갔으면 어쩌지? 삼촌, 빨리 집에 가 보자.”
경완이가 말했다. 삼촌은 출판사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삼촌의 동화집을 만들기 위하여 의논하는 중이었다. 삼촌과 출판사 아저씨는 친구간인 모양이었다. “새장 속에 있는 새가 어떻게 도망가니, 좀 가만히 있어 봐.”
삼촌이 말했다.
“아까 얘기하던 책 말이야, 동화집 이름치고는 좀 유별나지 않니? ‘별난 별나라’가 뭐니, 응?”
출판사 아저씨가 말했다.
“그래, 그럼 그냥 ‘별나라에서 온 편지’라고 해. 책장사치고는 너야말로 유별나구나. 요새는 책이름이 좀 유별나야 잘 팔린다고 해서, 너 생각해서 그렇게 하자고 한거야. 이놈아.”
삼촌이 말했다.
“네가 쓴 책이 많이 팔리면 네가 좋지 임마, 물론 나도 돈 벌어 좋지만 말야. 여하튼 이번 동화집 출판은 출판사에 맡겨, 아무래도 전문가 안목이 높은 법이야.”
출판사 아저씨가 말했다.
“삼촌, 집에 가자.”
경완이가 다시 말했다.
“그래, 가자.”
삼촌이 일어섰다.
“아저씨, 안녕. 우리 삼촌 동화집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
경완이가 말했다.
“그래, 잘 가라. 그 녀석 참….”
출판사 아저씨가 경완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덥다. 무덥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팔을 늘어뜨리고 걸어다녔다. 정거장에는 배낭을 지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덥니?”
삼촌이 물었다.
“응.”
경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스크림 사 줄까?”
삼촌이 다시 물었다.
“크림 넣은 빵을 사 줘.”
경완이가 대답했다.
“배고프니?”
“응.”
삼촌이 빵집으로 들어갔다. 빵집 안은 시원했다. 모양이 별난 빵들이 다 있었다. 동그란 것, 길쭉한 것, 끝을 뾰족하게 원뿔 모양으로 틀어 올린 것.
“아기 새가 살아 있을까?”
경완이가 빵을 먹다 말고 말했다.
“무슨 새?”
삼촌이 경완이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