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하게 덥던 일주일이 지났어요.
오늘은 모처럼 휴일,
엄마는 아침 일찍 100리터 쓰레기봉투를 사오셨어요.
“엄마 뭐 하시려구?”
“외할머니가 시집 올 때 해주신 목화솜 요랑 이불 정리하려구. 장롱도 좁구.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는데 다시 쓰게 될 것 같지도 않고.”
오전 내내 이불정리, 청소, 빨래를 하던 엄마가 땀범벅이 된 옷을 벗고 샤워를 하시곤 소파에 누우셨어요.
그리고 평화방송을 틀었어요.
이태석 신부님이야기 영화 <울지마 톤즈>를 상영하고 있었어요.
의사인 신부님은 아프리카에 가셔서 거기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다가 48세에 하늘나라로 가셨대요. 톤즈에 병원과 학교를 세워 헌신하신 그 신부님을 그리워하면서 아프리카 아이들이 많이 울었어요. 그것을 보면서 엄마도 울고 나도 눈물이 나왔어요,
신부님은 어릴적 집 가까운 고아원에서 헌신하시던 신부님 수녀님과 시바이처 박사 그리고 10남매를 키우시며 고생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아프리카에 가서 살기로 하셨대요.
하나님은 나에게 어떻게 살라고 하실까요?
오후엔 장대비가 쏟아져요.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오래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