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학은 이미 남자 여자를 가르지 않고 남자 여자를 따지지 않으려고 한다.

얼마 전에 한국 여신학자협의회에서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 이라는 제목으로 모임을 가졌었다. 기금 모금이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여신협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시고 여러가지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가졌다. 회원의 남편이 나와서 여신협 때문에 자기 부인이 변화가 된 것을 기뻐하는 시를 읽기도 하고, 회원의 남편이 독창을 하기도 하고 또 다른 회원의 남편은 동료들과 함께 멋진 사중창을 하였다. 20대의 젊은 회원들이 ‘신세대춤’을 추는데 끼어서 60대 회원들도 함께 춤을 추었다. 젊은 회원들이 사회를 보고, 나이가 든 회원들은 보조를 하였다. 예전 같으면 생각하지도 못할 일들을 하고 있다. 성별을 가르지 않고 나이를 나누지 않고, 신학박사나 목사나 평신도가 모두 같은 선상에 서서 같은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남자나 여자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귀한 사람, 천한 사람이 따로 없는 것이다. 모양은 제 각각, 처지는 다 다르더라도 하느님이 만드신 인간이라는 한 이름으로 함께 어우러져 잘 살자는 이야기이다.

오랫동안 여성들은 남녀차별을 없애자는 운동을 해 왔다. 그 덕에 몇몇 남자들은 오히려 남자들이 기가 죽었다고 외치기까지 하는 시대가 왔다. 그래도 아직 차별이 없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여성들이 원하는 법으로 바뀌어 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여성의 힘이 좀 높아졌다고 그 힘을 가지고 남성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는 능력을 더욱 키우는 것이다.

그런 중에 한가지 생각해야할 문제점도 있다고 본다. 남자들에게 “그런 일은 안됩니다” 하고 거부하던 가부장적인 일들을 여자들도 그대로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높은 사람, 낮은 사람이 구별되어지는 일들도 있고,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들 위에 있는 것 같은 의식이 여성들에게도 있는 것이다. 남녀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여성들끼리 차별을 두지 말고 살아야 할 것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섞여 사는 법을 배워나가야겠다.

흔히 여성단체에는 회장이 있고 사무총장이있다. 회장이나 이사들은 자원봉사자 들이고 사무총장이나 직원들은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한다. 좀더 적극적으로 일을 순행하기 위해서 월급을 받지만 그 일을 순행하는 데에는 같은 뜻을 지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회장은 주인이고 사무장은 고용인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서로를 존중하고 무거운 가방은 서로서로 들어 줄 수 있어야한다.

지난번 여신협의 ‘페미니즘은 휴머니즘’ 모임 때도 느꼈지만 부인이 하는 일에 남편이 동참하여 함께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숙성되어진다면 그것이 곧 여성운동이고 교회와 사회 안에서 높은 지위, 귀한직업이 따로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이것이 여성신학이 아닌가? 내년에는 남자들도 함께 힙합댄스를 쳐 보면 어떨까? 남녀합창을 해도 좋겠다. 회원들의 가족들이 나와서 함께 퍼포먼스를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여성신학이라는 말이 대학에서 연구를 하는 박사들만의 것이 아니고, 박사들이 연구한 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들이 실천하는 것을 위해 펼쳐 나가는 여성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더 이상 여자냐, 남자냐를 논하지 않고 하느님이 원하는 세상인, 사람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세상이 오기를 위해서...

우리들이 후손에게 물려 줄 좋은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