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러 곳에 발표한 성경난해구에 대한 해설을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저의 답변에 상처를 입으신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디모데처럼 그렇게 눈물이 흔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보낸 메일을 볼 때마다 디모데를 닮아버린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당신들에게 무엇인가 말을 하려고 하면 목이매입니다. 당신들은 내게 글로 썼지만 내겐 당신들이 말을 걸어오고 있는 것처럼 들립니다. 당신들은 내게 당신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지만, 당신들이 내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제 주변에도 당신들과 같은 형제와 자매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의 율법서나 역사서, 신약의 바울 서신이나 베드로의 서신 등에는 호모나 레즈비언의 삶의 양식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말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귀하께서 인용하신 것 외에도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동성애를 부정하는 본문들입니다.

26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곧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27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그들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응을 그들 자신이 받았느니라 ([개역개정판] 롬 1:26-27)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행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男色)하는 자나 ([개역개정판] 고전 6:9)

음행하는 자와 남색(男色)하는 자와 인신매매를 하는 자와 거짓말하는 자와 거짓 맹세하는 자와 기타 바른 교훈을 거스르는 자를 위함이니 ([개역개정판] 딤전 1:10)

제가 이 본문들을 인용하는 것은 귀하를 괴롭히려고 함이 아닙니다. 저는 다만 우리 주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한 번도 하지 않으신 것에 착안하고 위로 받고 놀랄 때가 있습니다. 또 우리 주님께서는, 좀 다른 경우이기는 하지만, 결혼을 할 수 없는 이들과 할 수 있는 이들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생래적으로 “타고난” 본성에 관하여 이해하시는 입장에서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마 19:11-12). 예를 들면, 고자(鼓子)를 두고서, 일반적인 결혼을 할 수 없는 특정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예외적인 상황을 언급하신 적이 있다는 말입니다. 어머니의 태로부터 고자가 된 이들, 사람이 만든 고자, 스스로 고자가 된 경우를 존중하신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이유로 일반적인 결혼 관계를 가지는 것이 육체적으로 불가능한 사람을 이해하시는 말씀을 하셨다는 말입니다. 사도 바울도 사람에 따라 결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정이 있는 것에 대한 이해를 밝힌 바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독신이냐 결혼이냐와 관련된 문제이지만(고전 7:6-9), “이 사람은 이러하고 저 사람은 저러하다”(고전 7:7)라는 말 속에는 특수한 경우를 이해하고자 하는 여유가 있습니다. 당신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믿음을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다만 당신들이 성령의 도움으로 우리 주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성애에서 깨닫는 그러한 사랑의 신비를 동성애에서도 누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발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개신교단 중에는 동성애자나 레즈비언이 목회자가 되어 동성애자들과 이성애자들의 신앙 지도를 맡아 수고하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동성애자들끼리 모이는 교회도 있습니다만, 하나님 나라의 구성원들은 다양해야 할 것 같기에, 동성애자들끼리 한 교회로 모이라고 감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혹시, 당신들께서 이미 그러한 특수 교회에 소속해 계시다면 그 교회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이렇게 말한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시고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영진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