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5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6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출 20:4-6)

정 목사님께서는 부흥강사가 인용한 5절에서도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라고 말한 하반절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넘치는 사랑을 말한 다음 구절 곧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라고 한 것에는 일부러 눈을 돌리시는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 ‘가계저주론 家系咀呪論’이란 개념 표현을 쓰시니까 듣는 사람이 섬뜩합니다. 어떻습니까, 5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당신 자신이 ‘질투하시는 하나님’이라고 소개하고 계십니다. 질투의 까닭을 보니까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를 때에, 하나님께서 그 가문에 어떤 벌을 내리실지를 말씀하십니다. 종교는 한 가문에서 대대로 이어지는 것이 상례지요. 그런데 우리의 문맥을 다 고려하면, ‘삼사 대 가계저주론’은 ‘천 대 은혜론’하고는 비교할 것도 안 되지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미 에스겔 예언자는 자손이 선조의 죄값을 물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하고 있지요(겔 18장).

너희가 이스라엘 땅에 관한 속담에 이르기를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그의 아들의 이가 시다고 함은
어찌 됨이냐……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너희가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다시는 이 속담을 쓰지 못하게 되리라
모든 영혼이 다 내게 속한지라
아버지의 영혼이 내게 속함 같이
그의 아들의 영혼도 내게 속하였나니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으리라 ([개정] 겔 18:1-4)

출애굽기 20장의 계명에서 본디 금했던 것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어떤 형상으로든지 나타내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십계명 중 첫 계명이 이미 이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화는 유대교나 기독교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구약에서는 하나님을 형상으로 만들어 표현하면 사람들이 쉽게 이것을 오용하여 형상숭배, 우상숭배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다른 신들의 형상을 문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형상을 금하는 것은 그 형상들을 가지고서 사람들이 하나님을 맘대로 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로 넘어오면서 이런 이해가 달리 바뀝니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참된 형상을 다 드러내 보이셨다고 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형상 금지와는 다릅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형상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이시오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이시니 ([개정] 골 1:15)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완전한 본질을
그리스도에게 기꺼이 주시고 ([공역] 골로 1:19)

주님의 은총이 목사님에게서 늘 넘쳐나시기를 빌며.

<민영진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