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수련을 생각하거나 인생을 성찰하거나 다이어트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죽고 사는 것이 달려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어떻게 잘 사느냐 못 사느냐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가 수련의 관점에서 중요한 까닭은 다이어트를 하려고 마음을 먹느냐 하는 것과, 마음먹으면 실천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에니어그램 변화 과정에서 포기할 것과 확인할 것이 있다. 각기 덕목을 향하여 가는 과정에서 방향 지시등을 보고 버려야 할 것은 결별하고, 살려야 할 것은 결단하며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자기 격정을 인식하고 그 특성을 의식하며 제어하는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길을 여기서 찾아야 한다. ‘다이어트는 되는데, 사람이 안 된다’ Diets Work, People Don't! 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다이어트가 저마다 재료와 섭취 방법이 있다. 용법과 지시에 따르기만 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대로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않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 라고들 말한다. 여기에 바로 격정의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식습관의 문제만이 아니라 평소에 격정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다이어트에도 직결된다.

#1번 유형은 매사에 정확하고 완벽하게 하려는 편인데 어려서부터 대개는 엄마가 세운 규칙대로 식사하는 버릇이 들어 있다. 접시를 깨끗이 비우는 사람들이다.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 집단 급식이나 뷔페에 가서도 먹을 만큼 받고 남기지 않고 먹는다.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완벽과 정확성에 묶이는 타입이라 안 먹어본 것은 못 먹고, 따라서 편식할 가능성이 많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규칙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어도 깔끔한 인상을 유지하려 애쓴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는 그와 정반대로 가는 경우가 있어서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평소와 딴 판으로 가기 쉽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일단 시작하면 책임감 때문에 성공하는 확률이 비교적 높다.

#2번 유형은 대개 마른 편이고 날씬하다가도 나이 들면서 차차 체중이 느는 경향이 있다. 남을 생각해서 먹는 버릇이 들면서부터 그렇게 된다. 어려서는 먹는 것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끌려서 남들과 어울리다가 식사를 잘 안하거나 못한다. 그러나 나이 먹으면서 사람들과 어울리어 먹기는 하는데 남의 필요에 대해서는 민감하지만 자기 자신의 필요는 인정하지 않거나 기피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 그 대신에 남의 필요를 채우려는 마음으로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먹게 된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 먹는 습관이 든다. 그런데 낮에는 남에게 봉사해야 하는 함정에 잘 빠지는 성향 때문에, 주로 밤에 스스로 위로하면서 혼자서 먹기 때문에 살이 찌기 쉽다.

#3번 유형은 그야말로 남을 의식해서 먹는 사람들이다. 체면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교나 사업 때문에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제일 좋은 식당에서 제일 좋고 비싼 음식을 먹는 타입이다. 성공과 성취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식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지 칼로리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는 능률 위주로 사는 성향이라 패스트푸드를 잘 먹고 그것도 길을 가며 운전하면서 그것도 급히 먹는다. 최소한 20분 걸려서 식사한다는 것은 생각도 안한다. 이들은 능률에 집착하는 성향이 강해서 피곤할수록 더 많이 먹는다.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선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밤일을 하면 그만큼 야식을 잘 한다. 멋있게 보여야 할 몸을 생각하면서도 다이어트가 쉽지 않는 문제라 딜렘마에 빠진다. 고민이 되면 금식이라도 할 정도가 된다.

#4번 유형은 뭐든지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만큼 음식도 특별한 것을 좋아한다. 감성적인 경험을 위하여 먹을거리를 선택하고 특히 식당의 분위기를 따진다. 음식도 재료의 특징이나 향기와 맛을 가린다. 몇년도 어느 산지에서 난 것인지를 관심한다.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아예 안 먹든가 먹으면 좋지 않은 감정을 잊으려고 많이 먹는다. 심하면 신경성 거식증에 빠질 위험이 있다. 기분 좋을 때는 마지막 한 입의 향미를 즐기며 다시 맛볼 때를 상상할 정도로 민감하다.

#5번 유형은 기분이나 생각과는 상관없이 먹는 성향이 있어서 책을 읽든가 텔레비전을 보면서 식사를 하면 거기서 눈을 떼지 않고 식사를 공격적으로 할 위험이 있다. 편하게 먹는 타입이라 배달 음식이나 뷔페를 즐긴다. 자연히 칼로리 같은 것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안 먹다가 많이 먹는 버릇이 생기면 위가 확장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식사를 조절하기 위하여 누구보다 생각해야 한다. 다른 생각은 잘 하는데 비하여 자기 몸을 잘 생각하지 않는다.

#6번 유형은 전통을 따라 먹는 사람들이다. 어린 시절 가족들과 식사한 습관이 지배적이다. 어머니가 해 준 음식 패턴에 충실하게 산다. 자연히 밥과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고 기름진 것을 찾는 편이며 채소나 샐러드를 덜 먹는 편이다. 싫든 좋든 일찍 길들여진 패턴을 따라 식사하는 사람들이며, 그것을 바꾸면 안 될 것처럼 생각하며 산다. 특히 스트레스 받으면 식사를 공격적으로 한다.

#7번 유형은 식사하는 이유가 다양하다. 기분이 좋으면 좋아서 먹고 마시고, 나쁘면 나빠서 먹고 마신다. 프랑스인들이 표현하듯이 이들은 스트레스 받으면 대식가가 되고, 해피하면 미식가가 된다. 어쨌든 식도락가들이다. 대체로 즐겁게 맛있게 식사하는데, 모험적이기 때문에 안 먹어보던 것도 잘 도전해본다. 싫증이나 힘든 것을 피하려고 식사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많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도 현재를 즐기기보다 마음은 이미 후식쪽으로 기울여져 있거나 그 다음 식사를 생각할 정도다. 지금 먹고 있는 것을 즐기는 여유가 필요하다.

#8번 유형은 힘을 위하여 먹는다. 어려서부터 ‘잘 먹어야 큰다’ 는 말이 누구보다 실감이 난다. 그래서 실속 있게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따른다. 샐러드보다는 갈비나 스테이크 같은 것을 선호한다. 식사하는 스타일도 힘을 과시하는 편이다. 누구보다 빨리 먹고 누구보다 많이 마시고, 누구보다 많이 먹는다는 인정을 받는 것 또한 중요하다. 식사하는 것도 남에게 겁주거나 압도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9번 유형은 메뉴 선택이나 결정이 힘든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개 남이 정한 메뉴를 따른다. 함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흐름을 따라 먹는다. 그러다가 집에 가서 혼자 있게 되면 자기가 정작 먹고 싶은 것을 찾아 먹는다. 그래서 먹으면서 바로 자는 습관이 있다. 평소에 늑장부리면서 생긴 불안을 줄이거나 갈등을 피하기 위하여 먹으며, 이런 때일 수록 별 생각 없이 먹는다.

이렇게 개략적으로 살펴봐도, 사람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하여 본능적으로 먹을 때도 그렇지만, 특히 일상적으로 식사할 때 보면 사람들은 제각기 에니어그램 유형에 따른 이유를 가지고 식사하는 것을 보게 된다. 따라서 이를 발견하고 인식하고 깨어있는 의식으로 자기 자신에게 가장 좋은 다이어트가 어떤 것인가를 검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