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거사님,

“동다송 東茶頌”이라고 하면, 조선 후기의 고승 高僧이며 다도 茶道의 명인인 초의(草依 : 1786~1865, 본명 張意恂)가 시 詩로써 다도를 설명한 글이 아니던가요? 차의 역사, 차나무의 품종, 차 만드는 법, 차를 끓이고 마시는 법, 차의 생산지와 품질 등을 노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다송”이란 이름을 가진 찻집도 전국에 많지요? 동학사 부근에 사시고, 그곳에 있는 동다송 차집에서 차를 즐기고 계시는 것을 보면 불자 佛者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한성서공회가 최근에 출시한 <모바일성경>을 가지고 성경을 읽고 계시는 걸 보거나, 성경의 여러 번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신 것을 보거나, 성경공부 정기간행물인 [햇순]을 알고 저에게까지 이런 질문을 해 주신 것을 보면, 기독교이신 것이 틀림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계룡거사님께서 인용하신 한국어 번역 성경들과 영어 번역 성경들은, 계룡거사님께서 조금씩 달리 이해하셨습니다마는 인용하신 번역판의 모든 번역이 모두 다 정확한 번역입니다. 다만 오늘의 독자가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운 표현, 낯 선 표현이어서 이해가 잘 안되고, 심지어 오해까지 유발시키는 문제점은 있습니다. 계룡거사님 같으신 분도 오해할 정도의 번역을 한 셈이니까요.

문제는 출애굽기에 사용된 달력과 우리의 현행 달력이 서로 다릅니다. [개역]이 “애굽에서 나온 후 제 이월 십오일이라” 라고 할 때 여기 “이월”은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양력 陽曆 2월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약에서 사용된 이스라엘 달력으로 두 번째 달을 뜻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고센 땅 라암셋, 곧 애굽을 떠난 것은 구약의 달력으로 첫째 달, 우리의 현행 달력으로는 3월과 4월 사이, 십오일, 곧 유월절 다음 날이었습니다(민 33:3). 그렇기 때문에 “제 이월 십오일”은 이스라엘 달력으로 “둘째 달 십오일”이라는 말이고, 그들이 애굽을 떠난 것이 첫째 달 보름이었고, 신 광야에 도착한 것이 그 다음 달 보름이었으니까 이스라엘 자손은 애굽을 떠난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 신 광야에 도착한 겁니다. 그래서 New Living Translation 같은 것은 다음과 같이 번역합니다.

NLT Exodus 16:1

Then the whole community of Israel set out from Elim and journeyed into the wilderness of Sin, between Elim and Mount Sinai. They arrived there on the fifteenth day of the second month, one month after leaving the land of Egypt.

“그때 온 이스라엘 회중이 엘림에서 떠나 엘림과 시내 산 사이에 있는 신 광야로 행군하였다. 그들은 (유대력으로) 둘째 달 보름에 거기에 도착하였으니, 곧 그들이 애굽을 떠난 지 꼭 한 달만이었다.”

본문 이해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바랍니다.

민영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