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태 님께,

베트남에서 사시면서 사업하시는 분들의 삶을 보고 얼마나 바쁘게, 그리고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시는 지를 잘 보고 왔습니다. 그 곳에 여러 한인 교회들이 우리 교민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는 것도 보고 왔습니다.

우선 궁금한 것을 용기를 내어 물어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이런 문제는 질문하신 분 한 사람만이 지니고 있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평소부터 궁금해 하시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낱말 중에서 궁금한 낱말에 대하여 직접 검색까지 하신 걸 보니, 열성도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누가복음서를 제외한 복음서에만 이 말이 나오고, 신약 전체에 이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특히 이 말이 구약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신 것은 상당히 중요한 발견입니다.

내친 김에 좀 더 말씀을 드려 보자면, 아마 귀하께서 영어 번역 중에서 현대영어번역인 TEV(Today’s English Version)나 CEV(Contemporary English Version) 등에서 Hosanna를 검색해 보시면, 구약과 신약을 통틀어 성경에는 아예 이 말이 안 나온다는 것도 아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여러 언어의 번역들을 보면 그리스어 신약에 나오는 ‘?σανν? 호산나’라는 말을 음역 音譯하여 싣고 있습니다. 우리말 번역 [개역] [공동번역] [새번역]도 마찬가지로 ‘호산나’를 음역하였습니다.

예루살렘 입성, 지오토 Giotto, 1302-1305, 프레스코화, 200x185cm, 파도바 아레나 경당, 이탈리아.

‘호산나’의 뜻이 무엇이냐고, 어느 나라 말이냐고 물으셨는데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호산나’는
1) 본래 히브리어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것,
2) 예수 당시에는 아람어에서 이 말이 왕이나 메시아를 맞이할 때 외치는 말이 되어 버렸다는 것,
3) 그래서 이 말은 ‘아람어’ 라는 것,
4) 그러면서 그 의미도 히브리어 “우리를 구원해 주세요!”에서 아람어 “만세!” “만수무강!” 등으로 의미가 변화되었다는 것,
5) 그리스어 신약은 이 아람어를 ‘호산나’로 음역하였다는 것 등입니다.

TEV나 CEV에 ‘호산나’가 나오지 않는 것은 이 말이 “찬양하라!”(“Praise!”, TEV), 혹은 “만세!”(“Hooray”, CEV) 등으로 번역 飜譯이 되고, 음역 音譯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어 ‘호시아 나’(문자대로의 뜻은 “구하여 주세요!”)가 이미 아람어에서 메시아를 환호하는 ‘호산나’로 굳어지고, 그것을 그리스어 신약에서 그대로 ‘호산나’라고 음역을 하였고, 그 뜻마저 원래의 뜻에서 후대의 뜻으로 굳어지면서 ‘호산나’는 히브리어에서 유래한 아람어가 되어 버린 셈이지요. 뜻도 변하고.

이제 좀 자세히 설명을 드리지요. 다음 세 경우에 군중 속에서 예수를 보고 ‘호산나’를 외친 경우입니다. 메시아에게 외친 환호입니다.

[개역] 마 21:9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무리가 소리 질러 가로되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개역] 마 21:15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의 하시는 이상한 일과
또 성전에서 소리질러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하는 아이들을 보고 분하여

[개역] 요 12:13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가 외치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하더라

시편에서 이 말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봅니다.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이제 구원하소서(“호쉬아 나”)
여호와여 우리가 구하옵나니
이제 형통케 하소서
([개역] 시 118:25)

여기 시편에서는 이 말은 메시아를 향한 환호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백성을 구하여 주실 것을 비는 내용입니다.

베트남에서 일하시는 동안 그 곳 백성이 양기태 님을 통하여 큰 복 받기를 바랍니다.

민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