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에 우리는 우리의 해방절인 광복 68돌을 맞이합니다. 이 시점에 돌아보고 내다보며, 어느 때보다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를 일으켜야 할 때임을 절실히 느낍니다. 해방 이후 격동기의 3년을 거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였고, 과도기적 현상을 미처 극복하기도 전에 전쟁을 치렀습니다. 3년 만에 정전협정이 체결되어 이제 60돌이 되었습니다.

파란만장한 역사의 굴곡을 지나오면서 실로 막중한 희생을 치루고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구었습니다. OECD 회원국이 되고, G20에 들고, 한류 붐도 일고, IT 강국이 되고,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 선진국 진입을 바라보면서, 특히 북유럽의 나라들을 떠올리면,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낍니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저력을 지닌 국민인데 어째서 늪에 빠진 듯 기운이 빠지고 있는지를 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일찍이 마음을 새롭게 할 것을 전제 조건으로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데 그것은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써 가능한 것임을 역설합니다. 이런 뜻에서 먼저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회통합과 통일을 향한 우리 모두의 의지를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껏 우리가 이룬 발전과 현재의 사회문화와 우리의 의식 속에 얼마나 거품이 일었는가를 통렬하게 짚어보고 내실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대체로 개개인이 제각기 잘 살기 위하여 열정을 쏟아 노력한 결과로 이만큼 발전을 이루었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모두가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서 사회통합을 이루고 통일을 성취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야 합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도록 역사의식을 지닌 지성인들과 종교인들이 앞서서 결단하고 나서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나설 일입니다.

조직 심리학자 피어스 스틸 Piers Steel의 저서『결심의 재발견(원제: Procrastina- tion Equation 늑장방정식)』에서도 지적하는 바와 같이 ‘정부는 끊임없이 지금 이 순간의 현안만을 해결하려는 미봉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위급성이 중요성보다 우선시’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은 개인들 사이에서는 더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에도 이미 한국사회의 에니어그램과 국민성을 살핀 것처럼 중대한 사안에 대한 늑장이 문제인 것을 직시하고 인식하고 인정하는 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최악을 준비하고 최선의 상황을 희망하라’고 하면서, 그는 또한 ‘열정을 가지라’고 권고합니다. 공동선과 공공정신에 대한 관심을 포함하여 사회정의에 대한 책임의식이 지도층부터 시민사회가 열성을 가지고 끌어안아야 할 것입니다.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권력과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필요하고도 중요합니다. 가진 자들이 스스로 변화하여 이룰 일이 아님을 그간의 경험으로 알기에, 이제 지성인들과 종교인들이 나서서 이런 변화를 추동하여 거역할 수 없는 물결로, 새로운 사회의 메가트렌드로 자리잡게 해야만 합니다.

각계의 지도층이 드러내고 있는 자기기만과 지적 허위성에 따르는 부조리를 탓하면서 중대한 변화와 결단에 대하여 늑장을 부리는 알리바이로 삼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역사의 심판을 믿는 지성인들과 종교인들이 지금 필요한 결심을 새롭게 하여 더 이상 늑장을 부리지 않도록 결단하여 사회통합과 통일을 위한 컨센서스를 이루어야 합니다.

‘마음을 새롭게’ 하는 진실은 사실상 단순성 속에 있습니다. 개인이 잘 살기 위하여 노력한 만큼 공동체가 잘 살기 위하여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개개인이 잘 살 수 있는 기반의 지속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사회통합이요 통일임을 자각하고 모두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의 전기를 마련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