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창조신앙과 치유

하나님이 천지만물과 그 안에 인간을 창조하셨는데 그 인간이 죄를 짓고 타락함으로써 낙원에서 쫓겨났다. 따라서 ‘완전한 생태계’에서 쫓겨나서 ‘불완전하고 깨어진 생태계’로 들어오게 되었고, 그러므로 소외되었다고 이해하여 왔다. 그러므로 죄를 짓고 낙원에서 쫓겨나 소외된 인간은 그 소외된 상태에서부터 회복되어서 쫓겨났던 그 곳으로 되돌아감으로써 회복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구원’이다. (226호 참조)

그런데 인간은 자기 스스로 구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죗값을 누군가는 치러야 하는데, 예수께서 구속과 대속의 은총으로 그 죗값을 치러줌으로써 인간이 ‘다시 낙원으로 돌아가는’, 즉 ‘구원을 받는’ 사람이 된다고 이해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전통적인 이해의 배경 속에는 이미 구원이라는 말속에 ‘고쳐서 되돌린다’는 치유의 개념이 들어 있다.

4.2. 물론 ‘창조신앙’에 대한 여러 가지 이해들이 있다. 바로 앞에서 살펴본 대로, ‘하나님이 인간을 완전하게 창조하셨는데 인간이 죄를 지어서 타락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 되었으나 다시 용서를 받고 낙원으로 되돌아가게 된다’는 것이 ‘전통적 창조신앙’이다. 이외에도 ‘전통적인 창조신앙에다가 진화론적인 것이 가미된 견해’가 있다. 이러한 입장은 계몽주의 이후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제기된 유형으로서, ‘하나님이 창조를 하시기는 하셨는데 한번으로 창조를 완전하게 끝낸 것이 아니라 그 창조가 진화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우 급진적인 창조신앙’은 ‘세상 끝 날까지 계속되는 진화론이라는 구도 속에서 창조를 이해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래서 ‘우리가 회복되어 간다는 것은 그때그때 타락한 것을 회복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에덴동산이 창조의 시작에 있거나 태초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에덴동산은 세상 끝 진화가 완성되는 창조의 끝에 가서 있다’고 이해하는 입장이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