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고난의 코이노니아를 함께 한다는 것은 우리가 서로의 고난과 남의 고난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됨을 뜻한다.

그러나 실상은 우리가 성서를 읽는 방법과 태도가 여기서 멀리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분히 이기적이며 기복적이고, 아주 세련된 논리로 다듬어 봐야 주지주의적이거나 개인주의적인 것으로 끝나기 쉽다. 성서에 나타난 인간관 자체가 “집합인격 corporate person”을 말하고, 이를 현대적 표현으로 하면, “공동체인 person-in-community”이 된다. 성서가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체의 역사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서 전체가 공동체의 증언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논리와 방법으로도 이제까지 대부분의 신자들이 안주하면서 타성적으로 읽던 자세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웰터 윙크 Walter Wink는 일찍이 지식 위주의 성서 연구는 “지식인의 허위의식”만 조장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파산선고 되어 마땅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성서를 허락하실 때 본래의 목적이 변화에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따라서 성서를 읽는 목적이 개인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와 역사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 지향적 방법으로 성서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를 지향하며 성서를 읽으려면, 한스 웨버가 말하는 것처럼, “위기의식을 느끼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critical-converting reading. 세상을 본받아 살면서 “지배체제 domination system”와 그 논리에 익숙하고, 봉사보다는 지배를, 나눔보다는 독점을,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우선시키면서 하나님과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과 구원과 축복까지도 독점하려는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마땅히 회개하고, 변화되기 위하여 성서를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