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의 과정과 원리

* 원리

원리에는 의도성의 원리, 양극성의 원리, 상응성의 원리와 함께 동일성의 원리 등 네가지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192호 참조)

넷째, 동일성의 원리.

① 무엇보다도 본문에 등장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말씀을 요청하는 사람들과 우리를 동일시해야 한다.
②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들으면서 울고 회개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해야 한다.
③ 주의 거룩한 날을 온전하게 지켜서, 힘을 얻고 기쁨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해야 한다.
④ 먹을 것을 마련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해야한다.
⑤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의 나눔을 통해 역사의식과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회개와 축제의 공동체를 이루는 사람들과 우리 자신을 동일시해야 하는 것이다.

맺는 말

에스라와 느헤미야가 절기에 맞춰서 말씀을 선택하고 발췌해서 읽은 것처럼, 오늘의 설교자도 설교 본문을 선택할 때 절기에 맞출 수도 있고 교회력에 따라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일지라도 증빙 譜憑의 방법에 치우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어떤 본문을 어떤 동기에서 선택하였을지라도 하나님께서 그 본문을 통하여 하나님의 백성에게 드러내시고자 하는 의도성을 찾아내고, 거기에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이 회개하고 결단하며 봉사하는 데 나서도록 초점을 맞춰야 마땅할 것이다.

요한복음 기자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14)고 한 표현에서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말씀은 헬라어 원어로 보면 ‘초막 짓고 사셨다’ eskhnwsen는 뜻임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초막절의 의미를 되살리는 것과 성육신하신 예수께서 ‘우리 가운데 초막 짓고 사셨다’는 말씀을 확인해 보면 이 둘이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것을, 우리는 오늘의 독자로서 회중으로서 재확인하게 된다. 이때 말씀의 나눔이 역사의식을 회복시키고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며, 우리는 모두 함께 말씀의 은총 앞에서 분별과 결단을 배합시켜 회개와 축제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