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신앙공동체

예배는 그 자체가 공동체적이다. 하나님과 친교하는 사람이 함께 예배하는 사람들과 친교하게 되며, 나아가서는 아직 하나님과 친교하지 않는 사람들과 친교하며 그들 또한 하나님과 친교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배는 친교의 역동적이며 예전적인 표현이며 동시에 공동체 경험의 표현이다. 그러나 예배는 어디까지나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예배하는 사람들은 같은 신앙을 공유한다. 그것이 곧 예배의 의미와 목적을 아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 사람이 표현할지라도 그것은 개인의 고백과 증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예배자들이 공유하며 동참하는 것이기에 그것은 공동체적 정언이며 고백이다. 한 사람이 말하는 것을 모두가 ‘아멘’으로 동참하여 뒷받침한다. 한 사람이 감사하며 봉헌하는 경우라도 그것은 공동체를 대표하는 행위이며, 공동체가 거기에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그것을 받으시는 하나님께서는 그 감사와 봉헌을 공동체의 감사와 봉헌으로 받으신다. 그래서 예배의 과정 속에서 이미 개인과 공동체는 하나로 어우러지며, 하나됨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어우러짐이 가능하게 되려면 몇 가지 되짚어야 할 요소가 있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사귐과 관계맺음의 언약이다. 둘째는 하나님 안에서, 나와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의 사귐과 관계맺음의 공동체이다. 셋째는 하나님과의 약속과 언약과 은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주신 온갖 좋은 것들을 더불어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볼 때, 예배와 제사 속에는 역사의식이 있고, 확증과 봉헌이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예물의 봉헌과 친교로 나타나는 것뿐이다. 따라서 공동체 만들기를 아무리 외치고, 나눔과 섬김을 힘주어 주창한다 하여도, 그 밑바탕에 신앙고백과 증언이 없이는 허사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명백히 본다. 그러나 동시에 봐야 할 것은 나눔과 섬김을 실행한다 하여도 예전과 봉헌이 없이는 자기촉진 self promotion이나 자기현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예배공동체는 신앙공동체의 구체적 표현으로 이루어져야 마땅하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