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집 목장에 있는 옛날의 농기구처럼 폐허들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은 어떤 사물의 기능이 떠나간 뒤에도 뭔가 아름다움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비록 기름을 잘 쳐서 기능을 잘하던 여러 해 동안에는 숨어 있었을지 몰라도, 이때에 영혼이 드러나는 것이다. 영혼은 기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형태와 추억에 대한 것이다. 예술가 메리트 오펜하임이 광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찻잔 안을 모피로 대었을 때, 자기 작품에 나타난 영감을 사람들이 그 예술 행사의 주요 이벤트로 생각하는 것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화가는 찻잔이 지닌 기능을 마치 일식처럼 가림으로 해서 그 잔의 성격을 드러내는 우아한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그의 혁명적인 행위는 영혼에 이른 돌파구를 찾은 셈인데, 이는 지배적이며 맹목적인 이용의 신화를 뚫고 스며들어감으로써 성취된 것이다.

사람이 그렇듯이, 사물도 기능으로 환원될 때 고통을 당한다. 따라서 세계의 영혼을 돌보는 일도 우리가 사물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 기능에 대한 관심보다도 그 사물이 어떤가 그 존재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고 보아줄 것을 요청한다. 예술이 이런 것을 우리에게 돕는 방법은 미학적 컨텍스트에서 사물들의 틀을 다시 짜줌으로써 성취되는 것이다. 그것이 모피로 안감을 댄 오펜하임의 찻잔이든 캔버스 위에 스프 캔을 그린 것이든, 선(Zen) 같은 직관성을 가지고 명료화된 알브레히트 뒤러의 구두와 건초더미이든 간에 예술은 이렇게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아름다움, 영혼의 얼굴

역사를 훑어보면, 우리는 르네상스기의 플라톤 학파나 낭만파 시인들 같은, 영혼에 초점을 맞춘 사상적 학파들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영혼을 의식한 작가들이 어떤 공통적인 주제를 강조하였다는 것을 주목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 공통적인 주제는 관계성, 주체성, 상상력, 죽음, 쾌락 등이며, 거기에 덧붙일 수 있는 또 하나는 아름다움이다.

영혼을 소홀히 하는 세계에서 우선순위를 매길 때 아름다움은 맨 나중에 놓인다. 학교의 지성 중심의 교과과정을 보면, 과학과 수학이 같은 것을 주요 과목으로 꼽는다. 그것이 기술발전을 향상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예산 삭감을 해야 할 경우, 예술 분야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심지어 운동 분야보다 먼저 깎는다. 이런 예를 통하여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예술은 없어도 괜찮다고 여기는 태도이다. 즉, 기술 없이는 못 살고, 아름다움 없이는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장식품에 불과하고 없어도 된다는 가설은 영혼에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함을 드러낸다. 영혼은 아름다움 때문에 자란다. 음식이 몸에 중요한 것처럼, 마음을 끄는 복잡하면서도 즐거운 이미지는 영혼에 중요하다. 우리가 만약 심리학의 뿌리를 인간 행동과 정서 생활에 관한 의학적 관점에 둔다면, 일차적인 가치는 건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심리학에 관한 개념이 영혼에 기초를 둔다면, 치료의 목표는 아름다움이 될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만약 삶 속에서 아름다움이 결핍되면, 우리는 필경 우울증, 편집광, 무의미성, 중독증 같은 불안 증세를 영혼 속에서 겪을 것이다. 영혼은 아름다움을 갈망하는데, 그것이 없을 때에는 제임스 힐먼이 ‘아름다움 노이로제’라고 부른 장애를 겪게 된다.

아름다움은 영혼이 그 나름대로 존재하는 특이한 방식으로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아름다움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혼에게 중요한 것은 실생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서 무시간적인 영원한 리얼리티를 관상하는 것이다. 전통은 영혼에게 필요한 이와 같은 것을 휴가(vacatio)라고 이름 붙였다. 성찰과 경이의 순간이 좋아서 일상적인 활동으로부터 휴가를 갖는 것이다. 혼자서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문득 숨을 멈추게 하는 광경을 지나게 된다. 차를 멈추고 잠시만이라도 밖으로 나와서 자연의 웅장함을 바라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아름다움이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요, 그렇게 영혼이 드러내는 갑작스러운 열망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 바로 영혼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방법이 된다. 아름다움에 대한 담론이 때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때로는 철학적 담론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영혼의 관점에서 보면, 아름다움은 일상생활의 필요한 부분이다. 날마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낄 경우를 영혼이 일별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것은 다만 상점 앞을 지나다가 진열되어 있는 아름다운 반지나 옷의 디자인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눈여겨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보티첼리의 유명한 그림 프리마베라에서 원을 그리며 춤추는 ‘미의 세 여인’은 아름다움과 절제와 즐거움을 상징한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르네상스기의 저술들을 보면, 이 세 가지는 삶의 미덕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현대적인 것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 기술, 정보, 커뮤니케이션? 르네상스 시대의 미덕은 직접적으로 영혼과 상관이 있다. 보티첼리의 그림을 보면, 에로스 즉 정욕이 절제를 향하여 불붙은 화살을 쏜다. 정욕과 집착의 화살이 우리가 달리는 트랙에서 멈추게 하고, 우리는 아름다움에 사로잡혀서 그 즐거움을 느낀다. 겉으로 보면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는 눈길을 사로잡은 반지를 사거나 그 광경을 사진 찍거나 하는 일은 안 할 수도 있다. 사로잡힘을 경험한 그 순간, 영혼이 좋아하는 음식, 즉 관상을 하도록 초대하는 광경으로 소박하게 먹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혼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은 형식의 즐김으로서가 아니라 몰입과 관상을 권유하는 사물 속에 있는 질로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근대 일본의 공예 운동의 창시자 소에쓰 야나기는 아름다움이란 무한대의 범위를 상상력에 부여하는 것이라 정의하였다. 그는 또 말하기를 아름다움은 결코 마르지 않는 상상력의 근원이라 한다. 매력과 흡인력이 있는 것이 반드시 예쁘거나 즐겁거나 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실상은 미운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나름대로 특별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정의하면서, 개성을 가지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라 한다. 야나기와 힐먼의 요점은 아름다움이란 꼭 예쁜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예술 작품은 보기에 즐거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내용과 형식이 마음을 사로잡고 유혹하며 심오한 상상의 세계로 마음이 빨려들게 한다.

만약 우리가 영혼을 돌보려고 한다면, 그리고 영혼이 아름다움 때문에 자란다는 것을 안다면, 아름다움이 더 깊고 더욱 명확히 자리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한다. 우리가 교회나 사찰에서 볼 수 있듯이 종교는 항상 아름다움의 가치를 이해해왔다. 사찰 건축은 오직 실용적인 것만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늘 상상력을 추구했다. 높은 첨탑이나 장미 창문은 좌석을 늘이거나 독서에 필요한 채광을 위해 디자인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건축양식은 영혼이 아름다움을 필요로 한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 건축물 자체에 대한 사랑은 물론 그 용도까지도 거룩한 상상력을 위하여 특별한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다. 교회와 사찰과 키바(Kivas)와 모스크를 본받아 우리의 가정과 상업용 건물과 고속도로와 학교에서 이와 똑같은 필요에 대하여 관심도 기울이고 예산도 배정할 수는 없을까?

문화 예술을 파괴하는 반달리즘은, 학교와 공동묘지와 교회를 그 대상으로 즐기는데, 역설적으로 사물의 거룩함에 대하여 관심을 끈다. 빈번히 우리가 거룩함에 대한 감각을 잃었을 때, 그것은 부정적인 형식으로 다시 나타난다. 검은 천사들의 작업이 흰옷을 입은 천사들과 전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이 사물을 악용하는 데 대한 해석을 또 달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지하 세계가 그들의 거룩함을 재구축하려는 시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단지 영혼을 휘젓는 힘에 대해 개방성을 가지면 된다. 우리가 만약 아름다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영혼이 우리 속에서 살아 있을 뿐 아니라 건강한 것이다. 왜냐하면, 영혼의 위대한 재능은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passion 이란 말은 기본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을 의미하고, passion은 영혼의 본질적인 에너지이다. 시인 릴케는 꽃의 구조에 대한 상상을 통해 수동적인 힘에 대하여 묘사하면서 그것을 ‘무한한 수용의 근육’이라 불렀다. 우리는 흔히 영향 받을 수 있는 능력을 힘이나 힘찬 근육의 작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영혼을 위하여, 꽃을 위하여 우리는 그런 표현을 쓰고 있다. 그것은 그러한 것들이 가장 끈기 있는 작업을 필요로 하며, 우리 삶 속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사물의 회생

역사의 각기 다른 시점에서 우리는 지배하기 원하는 존재들의 계급에 대하여는 영혼을 부정해 왔다. 한 때 여성에게는 영혼이 없다 말한 적이 있다. 잔인한 제도를 선언하고 나서 그것을 신학적으로 방어하기 위하여, 노예들은 영혼이 없다고 하였다. 우리 시대에는, 사물은 영혼이 없다고 가정하고,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사물을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영혼, anima mundi, 이론의 회복은 자연 세계와 인공 세계에 영혼을 되돌려 주는 일이 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마음 속으로 사물에도 영혼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의식 있는 주체가 활력 없는 객체를 지배하듯이 사물을 다스릴 수는 없다. 그 대신 우리는 애정과 존경과 돌봄의 상호 관계를 맺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기술적인 노력을 가지고 지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기술적 세계에 있는 때보다 영혼을 지니고 살아있는 세계 속에서는 덜 고독할 것이다. 집합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매일 아침 해돋이를 돕기 위하여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며 짐을 지고 사는 사람과 같다. 이것은 전적으로 그다지 이상한 신경증적인 개념은 아니고, 우리 모두가 부분적이나마 시대 정신에 참여하는 사람들로서 공유하는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1947년에 융은 산스크리트와 인도 철학을 연구하는 한 동료에게 편지를 쓰면서, 숲 속에서 별이 빛나는 꿈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당신은 오로지 단순하고 잊어버린 사물 속에서만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요” 라고 융은 썼다. “문자 그대로, 한번이라도 숲 속에 들어가 보지 않으렵니까? 때때로 수많은 책에서 읽는 것보다 한 그루의 나무가 더 많은 것을 일러 줄 것이요.” 우리는 그렇듯 단순하고 잊어버린 사물들 속에서 우리 자신을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주변에 있는 단순한 사물들에게 영혼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하여 영혼의 중요한 근원을 잃는다. 구체적으로 나무는 자신의 형태와 나무결과 나이와 색채의 언어로 그리고 개체로서 스스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그 자체를 표현하는 속에서 우리 자신의 영혼이 지닌 비밀들을 또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세계 영혼과 우리 자신의 영혼 사이에 절대적인 분리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실로 세계이고, 세계는 우리 자신이다.

세계 영혼, anima mundi는 고등 형태의 명상을 요구하는 신비 철학도 아니고, 원시 아니미즘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세련된 예술가와 신학자들과 상인들이 이와 같은 철학을 몸소 살았는데, 예를 들자면 피코 델라 미란델라, 마르실리오 피치노, 그리고 로렌쪼 디 메디치 같은 이들이 우리에게는 좋은 예가 된다. 그들의 사상이나 개인적인 일상의 수행이나 예술과 건축 속에서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영혼이 충만한 세계를 가꾸어 내었다. 르네상스의 아름다움은 그 시대의 가정교사 역할을 철학으로서 영혼을 인정하는 철학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르네상스의 대가들은 우리가 일상의 소박한 마음 수련과 상상력의 수련을 통하여 영혼이 깃든 세계와의 관계를 가꾸어 나갈 필요를 가르쳤다. 그들은 구체적인 음악, 예술, 음식, 경치, 문화, 기후 등을 조심스럽게 접할 것을 권고한다. 그들은 일종의 도락가들인데, 영혼을 제시할 수 있는 가운데서 사물은 풍부해진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풍부함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우리는 정도에 맞게 사물을 즐기고 분간해가며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신플라톤주의 철학이 이와 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영혼의 대가들에게 가르치기를 영혼이 영원과 현세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어서 이 두 가지 차원을 온전히 합성시키면 삶에 깊이와 활력을 더해준다는 것이었다. 예술에 있어서 깊은 전망은 이 같은 사상 속의 심오한 전망을 반영하였다. 채식주의자였던 피치노는 식사가 부실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고급 포도주의 감별사였다. 메디치가는 그들의 재능을 발휘하여 상업과 은행에 성공하였으나 그러면서도 그 사회의 영혼에 대하여 예술과 신학이 지니는 중요성을 인식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 시대의 세속주의는 종교와 신학을 방 안으로 몰아넣고, 보통 상업과 정부로부터 고립시켜서 대학과 신학교 안에 가둔다. 그러나 영혼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 신학적 비전과 예술적 비전을 요구한다.

종교와 신학은 일상적인 현대 생활의 구석구석에 감정을 불어넣는 여러 가지 미스터리와 의식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이러한 방면의 교육이 없다면, 우리는 오도되어서 18세기 계몽기 시대 사람들의 눈에 비쳐졌던 것처럼 세계는 세속적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세속적인 철학의 결과로, 거룩함은 오로지 우리의 깊은 사회 문제와 개인의 심리적 육체적 질병 속에서만 만나질 것이다. 예를 들자면, 마약과 범죄 앞에서 우리는 바보처럼 멍하게 느낀다. 우리가 하는 무엇도 도움일 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종교가 어두운 면으로부터 자신을 드러내듯이, 거룩함의 부정적인 스파크가 그들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anima mundi로 알려진 세계관의 회복은 심리학의 갱신이나 순전한 영혼의 돌봄을 위하여 필수적인 것이다. 심리학 분야에서 종교와 제휴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특히 우리는 동방 종교로부터 명상이나 고등 의식의 수준을 위한 기법과 혜택을 배우려 하였다. 신학과 종교에 있어서 요즘 종교 전문가들이 심리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에서 스스로 훈련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공통적인 일이다. 이런 두 가지 움직임이나 그와 비슷한 다른 움직임이 가리키는 것은 종교와 영혼과 세계가 서로의 속에 깊이 얽혀 있다는 새로운 의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와 같은 통찰을 추구할 수 없고 동시에 지배적인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그것을 따라서 세계는 죽었고 주관성은 이성적인 자아에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해설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렇게 두 갈래로 갈린 세계의 특징은 현대 서구의 생활이 모든 문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분리에 의하여 편안하고 놀라울 정도로 능률적인 생활 양식을 창조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영혼을 대가로 치르면서 즐거움과 편리함을 얻은 셈이다.

영혼을 돌보기 위하여 우리가 몇 가지 포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심리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제한적 관념과 우리의 기분이나 감정을 이성적으로 지배하려는 시도와 우리의 의식이 우주 속에서 영혼의 유일한 신호라는 환상과 자연과 인조물에 대한 지배욕 같은 것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아름다움이 불러일으키는 불합리성이나 기술 발전을 향하여 전진하는 길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간섭하는 아름다움을 위험부담으로 안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아름다움 앞에 노출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는 거룩한 자연의 이름으로 그리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필요에 따라 현대 생활에 중요하게 보이는 많은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이와 같은 일들을 하면서 공동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결국은 영혼을 돌보는 노력의 일부로서 이런 일들을 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기술과 아름다움 사이에서나 영혼의 돌봄이나 문화의 발전 사이에 적대감이 있을 필요는 없다. 과학도 예술과 종교만큼이나 영혼 충만한 능력이 많다. 그러나 이 모든 일 속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마치 영혼이 하나의 요인이 못 되는 것처럼 그래서 오로지 추적할 수 없는 문제나 뿌리 깊은 노이로제 같은 것 속에서나 결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처럼 여겼다. 예를 들어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능률적인 자동차를 얻었지만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는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끝없이 제작한다.

그러나 평화로운 국제 사회에 대한 상상은 별로 못하고 산다. 우리는 의학을 위한 도구는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초보적으로 생명과 질병의 관계를 보는 것 이외에는 달리 이해하지 못한다. 과거 한 때에는, 희랍의 비극과 희극에서처럼, 연극 공연에서 사제가 사회를 보면서, 극장에 가는 일은 생사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한 일이 있다. 오늘날 우리는 극장이나 그 밖의 다른 예술의 자리매김을 엔터테인먼트 범주 속에다 한다. 일요일 아침 신문을 펴들고 영화, 음악 및 다른 예술의 섹션을 보면서 ‘엔터테인먼트’란을 읽는 대신에 ‘영혼의 돌봄’이라 부르는 섹션을 발견했다고 상상해 보라. 영혼에게 스스로 필요로 하는 것을 주기 위하여 우리가 즐거움이나 재미를 잃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일은 영혼에 대하여 관심 집중과 명료화시키는 일은 하는 것이다.

우리가 영혼의 돌봄을 일상 생활 밖으로 밀어낸다면, 우리는 차갑게 죽은 관계가 끊어진 세계에서 살면서 고독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최대한도로 ‘향상’시킬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분열된 실존 속에 내재하는 소외를 그래도 느낄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물건을 발명하기 위하여 우리의 본질과 능력을 계속해서 이용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충분한 깊이와 상상력을 가지고 그 둘에 접근하지 않는다면, 그 두 가지는 계속해서 우리를 이겨내고 압도할 것이다.

이와 같은 노이로제에서 헤어나는 길은 현대의 여러 가지 분열을 뒤로하고, 세계를 감지하는 또 다른 길이 있다는 진실을 다른 여러 문화와 예술과 종교, 그리고 새로운 철학 운동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현대 심리학을 영혼의 돌봄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마음의 문제에 민감한 문화를 창조하는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