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서연구

햇순, 공동체성서연구


	10/2003	목차 (2003년 10월호, 제92호) :햇순:을 읽고.. 편지로 띄우는 말씀 / 공동체성서연구자료 / 성서난해구 해설 / 공동체만들기 오늘을 바라보며 / 말씀과 삶의 뜨락 / 현장의 소리 / 강정규 연재동화 영성생활에 도움되는 책 / 에니어그램영성 / 공동체소식 / 공동체 이야기

공동체 만들기

에니어그램 여행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2003년 다솜 학교 여름 캠프는 그야말로 에니어그램 여행이었다. 다솜 학교의 20 여 년 동안의 숙원이었던 해외로 나갔고 초등 학생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솜 학교의 동문들의 모임이었다.

한국에서 떠난 사람, 미국에 먼저가 있거나 유학 가 있는 사람들이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였고 엄마 교사와 같이 간 식구들은 따로 다니기도 하고 또 같이 다니기도 하였기에 우리의 주제는 “따로 또 같이”였다.

초등학생 4명, 중학생 3명, 고등학생 2명, 대학생 3명, 교사와 엄마, 아빠 8명이 함께 하였다. 처음에는 뉴저지의 모리스타운 교회(임찬순 목사)의 학생들과 어른들이 함께 에니어그램 수업을 하였고 후에는 뉴욕 시내와 LA를 다녔다.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샌프란시스코 관광을 가는 팀도 있었다.

☆ 저녁에는 반드시 에니어그램 대화를 하였기 때문에 여기에서 같이 나누어 보려고 한다.

- 7월 18일,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경유하여 뉴욕 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2시에 인천에서 출발했는데 뉴욕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도 5시간이나 걸렸다. 시간이 막 뒤죽박죽 된 듯하다.
- 지구가 참으로 크다는 것을 느꼈다. 미국 국내선에서는 아시안이나 아프리카 사람들은 뒷자석으로 몰아넣고 인종차별 하는 것을 느꼈다.
- 외국에 나갈 때 한국인은 매너가 없다는 말을 들었기에 우리는 조심하려고 애썼다. 비행기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물을 닦고 나오고 옆 사람들 생각해서 큰소리로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겠다.
- 비행기 탈 때 짐이 두 개로 한정된 것을 모르고 핸드백까지 세 개씩을 들었는데 직원이 커다란 비닐을 주면서 작은 것들은 그 속에 넣어서 하나로 만들게 배려해주어 외국인들의 융통성을 볼 수 있었다. - 외국에 처음 나가는 학생들이지만 쫄지 말고 당당하자!
- 미국에 사는 한국 학생들과는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나중에 축구를 같이 하고 수업도 같이 하고 수영도 같이 하고 나니 친해졌다.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 캠프를 마치고 느낀 점들이 많았다.

- 다솜 학교 교사들이 수업 진행을 잘 해주어서 참 고마웠다. 그곳 학생들의 자유분방한 수업태도를 보고는 다솜 학교에서 수업 좀 받게 했으면 좋겠다.
- 그룹을 나누어서 워크샾을 하는데 그동안 다솜 학교에서 늘 어렵게 느끼며 수업을 한 것이 여기에서는 덜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 목사님 말씀 중에 “이 교육이 인생을 통해 중요한 것이고 나아가 에니어그램 1세대로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라고 하는 것에 느낀 것이 많다.
- 예배 워크샾을 하면서 한국에서 간 사람과 미국시민으로서 사는 한국 사람이 하나가 됨을 느꼈다. 영어를 잘 모르는 한국 학생과 한국말을 잘 모르는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교육을 시도한 것이 큰 의미가 있다.

☆ 다음은 유형별 나눔이다.

- 샤워 커튼을 잘 안 닫고 목욕하다가 물이 밖으로 튄 것, 여행을 하면서 내내 무언가에 눌린 느낌, 남들이 시켜서 하는 일은 거부한 것, 사소한 일에 발끈하고 농담을 잘못 이해하는 것들이 나의 격정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해 온 것 같다.(5번 고등학생)
- 1번인 나는 책임감이 강해서 남을 잘 리드하는데 이번에는 한국에서 온 동생들이 지도도 가져오고 자기가 보고 싶은 곳도 미리 준비를 해 와서 나는 뒤에서 편안히 있어서 좋았는데 단점은 둘째 날 드러난 것 같다. 비가 오는 데다 박물관 보느라고 많이 걸어서 짜증이 났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추어서 지냈다(대학생).
- 2번인 나는 여덟 번 잘 하다가 아홉 번 째 화를 터뜨리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다니는 것이 재미있다 (선생님).
- 나는 7번인데 속상하지만 터뜨리지 않고 참느라고 속이 부글거렸다. 7번의 속성으로 이것저것 보고 싶어서 강행군을 해서 아이들한테 미안했다. 계속해서 잘 참아준 아이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선생님).
- 왁스 뮤지움에 가서 사람들 옆에서 사진을 많이 찍고 DVD를 산 것이 좋았다. 걸어서 저녁 먹으러 간 게 힘들었다(초등학생 7번).
- 뉴욕에서 크루즈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에 가고, 뉴욕대학을 둘러보고, 구겐하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샌트럴 파크로 다닐 때 비가 많이 왔는데 내가 뛰어가서 우산을 사 온 것이 재미있었다. 함께 다니는 것이 힘들지만 뒤에 오는 사람은 좀 빨리 왔으면 좋겠다(3번 초등학생).
- 나는 3번인데도 튀는 것이 싫어서 남이 하자는 것은 무엇이든지 좋다 하고 따라다녔다(대학생). /선생님들의 충고: 왁스뮤지움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활기차게 돌아다녀서 보기 좋았다. 매번 바지만 입고 다녔는데 오늘 치마를 사는 것을 보고 참 반가웠다. 다양한 옷을 입으며 음식도 여러 가지 즐기면 성격이 유연해질 것이다.
- 나는 9번인데 단체에 잘 따라 주어서 좋긴 한데 너무 내 표현을 안 해서 다른 사람들이 답답했을 것 같다(중학생). /선생님들의 느낌: 그런데 이번에는 웃기도 잘하고 말도 잘해서 좋아 보였다. 오빠들하고 잘 지내주어서 고맙다.
- 살고 싶은 도시에 와서 일단 좋았다. 프로그램을 내가 짜게 되어서 앞장을 섰다는 것, 나름대로 단체를 맡아서 모두의 욕구를 포용해 보려고 노력해 봤다는 것, 드러내지 않는 욕구를 파악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인데 그래도 노력해 본 내 자신이 대견하다. 3번의 단점은 내가 좋고 싫은 것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것인데, 은연중에 내가 바라는 쪽으로 강요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대학생). /선생님들의 말씀: 이번에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 것이다. 이번에 마음고생을 해 보았기 때문에 3번의 튀려고 하는 성향과 리더로서, 단체의 일원으로서 마음가짐을 잘 조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 우리 전체가 한 가족처럼 느껴졌다. 일정이 빡빡했지만 “따로 또 같이”가 가능해서 좋았다. 운전하면서 길을 놓쳤을 때 소리를 질러서 미안하다. 그것은 여러분들에게 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짜증이 난 것이었다. 나는 그동안 내 자신의 유형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1번이 맞다는 것을 확인한다 (1번에 9번 날개 선생님).

☆ 여행에서 배운 점도 함께 나누어 보았다. 시야가 넓어졌다, 꿈이 이루어졌다, 참을성이 많은 미국문화를 배웠다, 나의 욕구와 다른 사람의 욕구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웠다, 어른과 아이들이 순조롭게 잘 가는 방법을 알았다, 어려운 갈등이 있어도 사랑으로 덮어주는 다솜 학교가 자랑스럽다 등등 많이 있었다. 이번 에니어그램 캠프를 통해서 우리 다솜 학교 아이들과 선생님들 모두가 한층 더 성숙해졌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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