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프랑스에서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2년간 치열하게 정신-신체적 노력을 경주했다. 여기에서 길고 기이했던 나의 삶속에, 그렇게 질기고 변덕스럽던 운명의 장난은 또 나를 속였다. 이 시점에서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하나는 이전에 러시에서 내가 모았던 모든 물질적 자원들은 예외 없이 모두 영원히 사라져버렸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만일 3개월 안에 최소한 멋진 1백만 프랑을 만들지 못한다면 그간의 노력들 역시 영원히 굴뚝으로 사라지고 말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병든 운명의 내 몸뚱아리는 특히 지난 2년간의 막대한 분투노력에 지쳐 이미 한계까지 이르렀고, 이 두 개의 “놀라움”은 내 두뇌가 쉴 공간이 없을 만큼 내 정신적 활동을 증가시켰다. 약간의 기적과 내 해골이 깨지지 않은 결과로, 대부분 나처럼 영어 한마디도 모르고 호주머니에 동전 하나 없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미국 여행의 모험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이 모든 것의 마지막 결말은, 미국에서 유럽으로 돌아온 한 달 후에, 조금 나아진 내 몸뚱아리-이미 지나온 삶의 자국을 하나하나 새겨왔던-가 자동차와 함께 시속 90km로 매우 커다란 나무를 들이받은 것이었다.

이런 “행진”을 통해 내가 아직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고, 불행을 당한 지 수개월 후, 총체적으로 망가진 내 몸은 이전의 나의 특성, 나의 의식과 함께 완전한 힘을 되찾았다. 그 후 곧바로 다음의 두 가지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첫 번째 사실은 지난 3년 동안 내 내적세계의 두 번째 중요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절하게 준비해 온 모든 것들이, 개인적 이유로 갖게 된 오랜 쉼 때문에, 결국 소멸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사실은 만일 자동차 사고 때문에 생긴 내 몸의 후유증이 고쳐질 수 있다고 해도, 곧바로 모두 치료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의심의 여지없는 사실이 내게 아주 분명해졌을 때, 내 안에서 이미 육체적 고난과 동시에 정신적 고난의 영역까지도 포장하기 시작했다. 이때 이미 나는, 물론 누군가의 도움 덕분으로, 새 집으로 이사하고 자동차까지 탈 수 있었다. 모든 면에서 외부적으로 평온해지기를 노력하자, 이번에는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걱정하게 만들었는데, 내적으로 나는 이 두 가지 종류의 고난이 야기하는 내 상황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했다. 이 생각들에 빠져있는 동안 정신적 고난의 두 번째 시리즈가 발생했다. 환언하면,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여러 날이 지난 후에야, 내 특별한 치료의 중단과 내 병을 돌보는 동안 자신을 등한시 한 덕분으로 얻은 것이 틀림없는, 내 사랑하는 아내의 끔찍한 질병을 알아채게 되었는데, 그때 이미 치료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생겼고, 나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내 어머니를 치료했던 의사들은 오랜 친구들로서 나를 방문할 때마다, 모친의 선천적 간 질환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었다. 나는 이 정신적 고난의 두 번째 시리즈의 이유들에 대한 생각을 의도적으로 밀어내고 있었는데, 그것은 나의 무기력이 이유라는 것을 내가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의도적으로 내 모든 관심을 정신적 고난의 첫 번째 시리즈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두 번째 시리즈의 고통을 또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 수많은 날들을 매우 활동적으로 혹독하게 보낸 후에, 나는 내 컨디션 내에서 오직 나의 목적만을 위해 나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나에 의해 밝혀진 모든 물질의 본질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인류의 행복을 위해 일종의 해설적 논문 형태로 만드는데 내가 가진 모든 내적 기능들을 헌신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과 함께 바로 그날 나는 구술 작업에 들어갔다. 이것이 1925년 1월 1일이었다 1). 나는 구술을 했는데, 내가 직접 저술하기에는 아직 너무 약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 순간부터 두 번째 시리즈의 육체적 고난과 빈번한 정신적 고난이 계속 되는 가운데, 나는 쓰고 또 쓰고, 바꾸고, 또 다시 썼다. 이 일의 시작부터 논리적 일관성과 해설의 성공적 전개를 위해, 나는 저녁에 집에 있든지 여행을 하든지 자주 내가 작업한 것을 다른 사람이 낭독하게 하고 듣는 습관을 만들었다. 이들은 내가 설립한 연구소의 초기 학생들로서 아직 남아있던 사람들이거나, 또는 단순히 내가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났던 여러 나라들로부터 온 사람들로서 오랫동안 내 생각을 따르는 사람들이거나, 혹은 오랜 습관처럼 정기적으로 나를 방문하던 사람들이었다. 그 당시 내 상황은 이미 묘사했던 것처럼, 이미 1927년 9월에는 그동안 누적된 병들이 분명하게 드러났고, 이것에 대해 생각을 거듭한 결과, 결국 11월 6일 (세 번째 시리즈의) 범주를 아래와 같이 결정하게 되었다.

이제 내가 설명했던 모든 것들은 이미 그것을 읽었던 사람들에 의해 쉽게 다시 설명하도록 하고 그때 제기되는 딜레마들을 내가 다시 설명하는,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들과 더불어 거의 3년간의 작업 끝에 행복하게 죽을 수 있는 준비를 마치고, 나는 한 점의 의심도 없이 확고하고 분명하게 이해했다. 나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세 번째 연구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1927년 11월 6일 내가 도달한 범주 결정은 다음과 같다: 현재 내가 가용할 수 있는 개인적으로 성취하고 유산으로 물려받은 모든 능력과 잠재력을 사용하기 위해서, 그리고 다음 새 해 내가 신의 땅에 들어가는 그 순간이 오기까지, 그 상황에 만족하는 가능한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이런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면 그때는, 삶의 마지막 날 저녁처럼, 내 모든 작품의 파괴를 시작으로, 시간을 재면서, 자정에 마지막 페이지와 함께 나를 파괴한다. 그날로부터 외부적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내 주위 사람들이 내 비정상적 상태를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이전처럼 열심히 일하면서, 내 생각을 오직 절망적인 상황이 어떻게 출현할 것인지 이 질문에만 집중했다. 이에 대한 내 의도적인 정신수련은 매우 격렬해서 하루나 이틀 모든 생각을 비워버려도 자동적으로 이 질문과 관련된 생각들이 전적으로 밀려오기 시작했다. 시간은 흐르고,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왔다. 모든 시간이 내적으로 그런 생각에 빨려 들어가면서, 나는 눈에 띄게 마르고 약해졌고, 결국 이전에 내가 앓았던 병들이 다시 나타나는 이유가 되었다. 나는 그 당시 한 순간을 잘 기억한다. 자동차로 피레네 산맥의 빙하 길을 위험을 무릅쓰고 내려오고 나자 나는 육체적으로 지치고 고갈되어 그 동네 어느 허름한 까페에 앉아 있었다. 문득 나 자신을 책망하는 듯한 질문이 떠올랐다: “이 저술 작업을 스스로 만족할 만큼 완성하기 위해서 첫 번째 정확히 무엇이 필요한가? 그리고 두 번째 이것을 전파하기 위해 적합한 대응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 확고한 질문에 대해, 나는, 그 지방에서 아르마냑이라 부르는 “기쁨”의 액체를 여러 잔 마시면서, 충분히 오래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한 후에 다음과 같은 대답을 만들었다: 완전하게 만족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가득 채우려면 세 가지의 분명한 목적이 실현될 때에만 가능하다. 첫째, 내 이론을 새롭게 모두 다시 써야한다. 그러나 새 형태는 이미 내가 이해하고 있다. 둘째, 이것과 병행해서 아직 내가 연구하고 또 모든 면에서 구체적으로 내 자신이 명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 정신과 연관되어 있는 아직 불확실한 매우 깊은 물음에 대해서는, 내 저술의 전개과정에서 관련된 정보들을 이용한다. 셋째, 이 기간 동안 나의 모든 것이 충만하게 되어 내 육체가 새로워지고 내 영도 그만큼 새로워져서, 내 저작이 완성되면 내 젊은 시절의 에너지와 집요한 특성과 함께 내 자신이 직접 그것을 전파할 수 있다.

그 날 내 여행을 계속하는 내내 공상에 깊이 빠져들어 나는 인류의 보편적 정신과 관련된 주목받고 있는 불확실한 자료들을 연구하기 위해서, 또 그것을 내 저술에서 새로운 형태로 해설하기 위해서는 대략 7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계산해 내었다. 여기에서 7년이라는 시간을 산출해 낸 자신을 스스로 조롱하는 느낌이 솟아나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또 그런 느낌과 함께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내가 정말 7년 이상 더 산다면, 그래서 내가 주목했던 모든 것을 끝낸다면, 신기한 일이 되지 않을까? (다음호에 계속)

번역: 이은재 목사
대한에니어그램 영성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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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르지에프의 저작 두 번째 시리즈인 은 이렇게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