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오아시스 참가자들의 자기 관찰 내용을 연재한다. 실제적인 경험 나눔을 통해 독자들이 에니어그램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갖기 바라며….

[ B의 경험 ]

1. 길어 올린 것

● 알아차림과 관찰을 어떻게 하는지 해봤다.
● 매 순간 일어나는 느낌과 생각들....
● 난 (에너지가 약한) 장형 중 1번 일수도...
● 나의 열등감 드러내기.

2. 깨달은 것

● 슬픔.
● 나는 슬픔이 가득할 때 공간이 생긴다.
● 관찰 훈련을 열심히!!
● 매 순간 깨어있도록 노력.

3. 물음

● 나의 유형은?

4. 바라는 것

● 00, 00씨 고마워요. 꼭 안아드릴게요~.

B는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아마도 장형인 1번 유형의 특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의 대답은 배운 것에 대한 이해가 반영된 교과서적 대답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가 ‘슬픔’을 언급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의 생각처럼 그가 1번이라면 ‘슬픔 속의 공간’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 것이리라. 재미있는 것은 그의 대답의 간결성이다. A와 비교해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그런 특성이 그의 장형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안아주겠다고 말한 점도 가슴형의 특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몸의 에너지를 드러내는 장형의 특성으로 보아도 될 듯하다.

[ C의 경험 ]

1. 길어 올린 것

● 에니어그램을 통해 좀 더 나의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고 알아차리기 힘든 근원적인 두려움을 발견했음.
● 생각과 의도와는 다른 몸의 반응들에 대한 해석을 얻어가게 됨.

2. 깨달은 것

● 내가 가진 내면의 힘, 생명력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좀 더 확실하게 볼 수 있었음.
● 내가 나아가는 방향, 추구하는 꿈에 대한 방향설정이 퇴행의 방향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희망과 기쁨의 빛이 느껴짐.
● 어쨌든 내 안에 있는 빛나는 무언가가 더 밝아졌어요! 기쁘고 행복함!

3. 물음

● 내가 바라보는 내가 정말 ‘나’인가?
● 끊임없이 의심하라?
● 내 유형에 가까운 번호를 찾기보다 전혀 아닌 것을 지워가는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 레벨 성장에 대한 판단(?)이 자칫 바라는 나의 모습으로 가려지지 않을까.
● 의심의 끝이란 있는 것인가? 그것도 몸의 반응, 깨어있음으로 깨닫게 되는 것인가?

4. 바라는 것

● 단순한 훈련과 나를 겉으로만 변화시키는(방법 훈련, 습관 바꾸기) 프로그램이 어니어서 좋다. 질문을 떠올리게 되고 내 안에서 답을 찾는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듯한.
● 그러나 2박3일은 짧다. 그래도 3박4일은 길다.
● 후속모임이 있는 게 다행인 것 같다. 그리고 더 중요하기도 한 것 같다. 후속모임이 없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

C는 머리형이다. 질문지에 자기 생각을 빼곡하게 기록하고 있는 것이 그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그 자신이 말한 ‘근원적인 두려움’이나 ‘생각과 의도와는 다른 몸의 반응들’도 전형적인 머리형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머리형은 자기를 둘러 싼 외부 환경에 대한 근원적 두려움을 갖고 있고,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답을 찾는다. 충분히 이해되고 나면 비로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머리형은 끊임없이 외부 환경에 대해, 세계에 대해, 자연의 질서나 원리에 대해 탐구하고 사색한다. 그렇게 질문은 질문으로 계속 이어진다.

C도 그런 특성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참 자기를 찾으려는 질문은, 자신은 느낄 수 없을지라도, 그 자체로 아름답게 보인다. 스스로가 통찰한 것처럼 그의 질문은 빛과 희망과 행복으로 그를 이끌고 있다. 외부 세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지고, 오아시스와 같은 영적 수련 모임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높아지는 것은 그가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깨달은 것처럼 자신의 내면의 힘과 생명력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 그리고 내면의 빛을 발견하는 일이 머리형에게는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C가 여기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둠의 터널을 두려움 속에 지나야 했었을까? 그가 찾은 빛의 길에서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르기를 기도한다. (계속)



마감의식 장면. 맑은 물과 촛불로 자신의 깨달음과 다짐을 고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