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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대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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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젖먹이는 자들에게 화가 있으리니’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해 교회목사들을 삮꾼, 저주받을 자로 신천지에서는 가르친다. 교회에서 양에게 말씀(젖)을 먹이는 자들이 목사인데, 젖을 먹이는 자들에게 화가 있다고 성경에 분명히 말씀했으니 그렇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말이 안 되는 이런 식의 주장에 열광하며 빠져들어 간 사람들이 신천지 신도들이다. 신천지의 그런 억지 해석을 알게 된 후, 설교를 준비하고 성경공부를 인도할 때마다 지금 내가 그러한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신천지식의 자의적 해석으로 말씀을 전한다면 그야말로 연자맷돌을 목에 걸고 바다에 빠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 일 이후, 아득히 오래전에 읽은 책의 한 구절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말씀을 전하는 일이야말로 위험하고 위험한 일이다!” 이제는 듣기만 해도 짜증이 나는 ‘코로나 19’다. 눈에도 보이지 않는 이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만 병들게 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 이전/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 After Corona’로 나뉘는 일상의 대변혁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거창한 담론 이전에 교회가 받은 상처도, 교계에 나타난 갈등도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현장예배’(?)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나름 ‘권위자’(?)들의 주장들이 갈등을 부축이고 정죄하는 말이 되고 있다. 지적이고 진보적이라고 자부하는 젊은 목사와 우연히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동성애를 받아드린다고 교회가 망합니까?” 그야말로 훅 들어오는 질문에 적잖게 당황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렇게 물었다. “한가지만 물어봅시다. 목사님이 말하는 교회, 그리고 망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먼저 말해주면 대답할게요.” 한참 머뭇거리더니 끝내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코로나 19로 예민한 상황에서, 기독교계 저명인사의 발언이 교계에 충격을 주었다. “생명을 무시한 예배는 하나님께 대한 반역”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코로나 19 사태 속에 부활절을 앞두고 현장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증가하리라는 비판적 보도가 잇따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세상은 옳다구나 하며 현장예배를 매도하는 근거로 그 발언을 인용했다. 신천지식의 집회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생명을 무시한 예배가 있을까? 현장예배는 모두 생명을 무시한 예배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 때는 이미 현장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대부분 7대 준칙을 잘 지키고 있다고 정부도 인정하던 시점이었다. 그에게 묻고 싶었다. 예배란 무엇인가? 어떤 예배가 생명을 무시한 예배인가? 한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일 수 있을까? 마음이 불편한 것이 나 혼자는 아니었으리라. 어느 신학자는 세미나에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라는 말씀을 근거로 (주일)현장예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 말씀이 지금의 상황에 적절한 논거라고 정말 생각한 것일까? 반쪽 진리는 진리가 아니듯 보편성이 결여된 주장은 허깨비가 아닐까. 신학대 교수인 그는 한국교회의 현장을 알고 있기는 한 것일까? 문득 두려운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나 역시 그런 틀로 말씀을 전한 것은 아닐까? 성경을 절대적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면서, 단지 내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로만, 그마저 합당치 않게 사용한 것은 아닐까?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잠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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