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 사건은 두고두고 우리에게 교훈을 줍니다. 엑소더스는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동안 내내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 어찌 외부로부터의 압력과 지배뿐이겠습니까? 외부의 압제가 거의 다 사라진 오늘날,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를 가두고 있는 욕망의 감옥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내면으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느끼려면 무엇보다도 자기를 성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 줄도 모른다면, 우리의 자유는 딴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우리 스스로 괴로워하고,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출애굽기(3:7)에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이 ‘괴로워서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해방과 구원의 은총은 하나님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비는 거저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부르짖는 소리’가 하늘에 사무쳐야 하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백성이 고통받는 것을 똑똑히 보게’될 때 역사가 이루어집니다. 역사는 하늘과 땅이 만날 때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부르짖는 소리’가 하늘에 사무치게 해야 합니다. 아파도 아픈 줄을 모르고, 고통에 면역당하여 그것을 고통인 줄도 모른다면, 우리가 진정 해방될 날은 요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이 스스로를 가두고 있음을 너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더구나 가슴이 아픈 것은, 우리의 욕망으로 인해 우리의 자식들까지 가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욕망을 투사하여 자기 자식으로 하여금 맘몬이즘의 노예가 되게 하려고 혈안이 되면서도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방치할 시간이 없습니다. 모든 어머니들과 여성 지도자들이 떨쳐 일어나야 합니다.

모든 부모 된 이들은 귀를 열고 자식들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자식들은 괴로워서 부르짖고 있는데도 부모 된 이들이 귀를 닫고 있다면, 하나님께서도 모르는 척하실 것입니다.

파울로 프레이리 Paulo Freire의 의식화 이론을 참고할 수도 있고, 로버트 우드나우 Robert Wuthnow의 이야기공동체 이론이나 기초공동체 이론을 거울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기 자식들의 괴로움에 눈을 뜨고 귀를 열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두 사람이라도 있다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여성지도자가 나서면 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4-5명 정도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오늘의 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고 고민하는 바를 나눈다면, 그래서 자식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모두 모두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실개천이 되어 또 다른 실개천을 만나 시내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토로하는 이야기 공동체에 반드시 전문가가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교육 문제로 인하여 고통을 겪고 있기에 이야기를 시작하면 누구라도 절실한 이야기를 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네 사람이 모여 이야기 하다가 동조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여덟 명으로 모이고, 더 늘어나면 열두 명까지 소그룹을 형성합니다. 기초공동체가 세 그룹으로 나뉘어 이야기하다가 다시 12명의 다른 소그룹을 만나게 된다면, 다양한 이야기와 의견들이 역동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는 힘이 있다 Story has a power’는 진실을 모두 가슴 깊이 느끼고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학생들이 입시 지옥으로부터 해방되는 그날, 가족이 해방되고 학교와 교사들이 해방될 것입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는 독립운동을 하듯이 서로서로 입을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요? 실개천이 모여 냇물이 되고, 냇물이 모여 강물이 될 때까지, 그래서 교육의 흐름이 바뀔 때까지 이야기를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자식들의 고통에 눈과 귀를 닫고 있습니다. 그것부터 통렬하게 자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