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온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확진자와 사망자의 통계를 실시간으로 알리며 총력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반면, 중국, 일본,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들은 실상을 감추거나 축소, 왜곡하여 보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방역당국의 대처와 수준은 단연 세계 최고입니다. 세계의 모든 의료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코리아 모델’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신천지’ 조건이 없었더라면 초기에 완벽히 제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심각한 바이러스가 우리 영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이란 바이러스입니다. ‘두려움’을 어떤 수치로 계량화 할 수 있다면, 아마도 대한민국이 중국과 함께 가장 높게 나오지 않을까요?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잡을 수 있겠지만, 두려움 바이러스는 그리 쉽게 잡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신천지’라는 특수 조건 때문에 폭발해버린 것처럼, 두려움은 ‘언론’이라는 특수 조건 때문에 폭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회수를 먹고 사는 ‘감염된’ 언론은 이용하기 가장 쉬운 두려움을 놓칠 리가 없습니다.

‘두려움’은 가장 파괴적인 살상용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마스크 사재기는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 과도한 두려움에서 나온, 너를 죽일 수 있는 무기가 됩니다. 마스크 수백만 개를 매일 계속 풀어도 줄을 서야만 하는 것은 한 두 업체의 독점만이 아니라, 두려움에 빠진 많은 시민들의 사재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몇 개의 마스크를 보관하고 계신가요? 중국인 입국을 금지시키라는 주장도 두려움에 감염되어 확진자에 대한 혐오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닙니다. 모두가 피해자일 뿐입니다. 그런데 두려움은 피해자들을 가해자처럼 생각하고,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을 바이러스처럼 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천지는 시민들의 두려움과는 또 다른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신천지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전염성)은 선택받는 계량화된 수, 십사만 사천에 있습니다. 그 수에 들어가려고, 또 그 수에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투신하게 하였습니다. 선택된 백성이라는 폐쇄성이 구원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그들을 눈멀게 하고, 귀머거리가 되게 하고, 깊은 잠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슈퍼전파자가 된다고 해도 자신을 순교자로 생각할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계속 일으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두려움은 대한민국 시민들 간에 서로를 향한 적대와 혐오의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미 그 전조증상을 우리는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우리는 희망의 전조를 봅니다. 이 두려움의 바이러스를 극복하려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의료인들과 공직자들과 시민들입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것은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이를 증명했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숨고 절망했던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의 사랑을 깨달으며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었고, 죽음으로써 죽음의 세력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대구로 달려가는 의료인들, 집세를 받지 않는 집주인들, 불편함을 감수하며 방역당국의 노력에 성실하게 따르고 서로를 배려하며 이 위기를 극복하려고 애쓰는 시민들은 두려움을 이기는 사랑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는 대한민국이 얻은 또 다른 기회입니다. 촛불혁명으로 전 세계에 시민의식의 경이로움을 보여주었던 대한민국이, 이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두려움 바이러스의 절망에서, 세계를 구원할 사랑의 혁명을 보여주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많은 공장들이 한꺼번에 멈춰 서자 대기가 맑아지고 그로인해 한반도 상공도 맑아졌다는 것을, 중국 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나사 NASA가 확인해 주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니, 아이러니입니다. 아니, 삶 자체가 아이러니지요. 우리는 죽음을 향해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매일 매일 우리는 이미 코로나19가 가져온 아이러니보다 더 큰 아이러니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청명한 공기를 마시며 걸어보면 어떨까요?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마치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랑을 듬뿍 안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