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형교회 목사들이 주도하는 기독자유당이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간통죄 부활, 이슬람 특혜 철회, 할랄 단지 조성 반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난 4.13 선거에 참여했습니다. 타종교에 대해 적대적 태도도 문제지만 무슨 이유에서이든지 기독교인이 차별금지를 반대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개표가 시작되자 기독자유당 관계자 150여명은 기독자유당 원내 진입을 위한 통성기도를 했답니다. 이미 투표가 끝나고 개표를 하고있는 상황에서 기독자유당의 원내집입을 위해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 개표조작을 하시라는 것입니까? 정말 한 편의 코미디같습니다. 수십만명이 모이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주도했지만 기독자유당은 2.69%를 득표해 원내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기독자유당인 총선과정에서 보여준 행태와 결과는 한국기독교가 서있는 자리가 어디인지를 말해 줍니다.

교회 프란치스코가 지난 16일 그리스 레스보스 섬 난민 캠프를 방문하는 중에 두 아이를 둔 한 무슬림 가장과 만났습니다. 그는 교황의 발치에 무릎 꿇고 울면서 말했습니다. “저는 기독교신자인 여성과 결혼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테러범들이 아내를 끌고 가서 칼로 목을 쳐 죽였습니다. 그리스도를 부정하지 않고,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말입니다.” 교황은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참으며 말없이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있는 남성의 어깨를 토닥이기만 했다. 교황은 난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지금 홀로 버려진 것 같은 고통, 특히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감 속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중대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관심을 세상에 촉구하고, 해결책 마련을 호소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며 “지금 많은 사람이 여러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으니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희망을 잃지 마세요.”하고 격려했습니다. 교황은 이튿날 성 베드로 광장 삼종기도 때 강론 끝에 이 사연을 전하면서 “그녀는 순교자”라고 말했습니다.

기독교인의 행동은 종종 그들이 무엇을 믿는지를 드러내 줍니다. 앞에서 소개한 두 개의 에피소도에서 하나는 차별금지를 반대하고 타종교에 적대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종교를 넘어서 시련을 겪고있는 이웃과 함께하는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라면 둘 중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요? 혹시 오라비인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마리아와 마르다가 우는 것을 보시고, 예수께서 마음이 비통하여 괴로워하셨다는 요한복은 11장의 말씀과 로마서 12장 16-17절에서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라고 말씀하신 사도 바울의 말씀에 답이 있는 것을 아닐까요? (박경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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