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영운 목사 하늘가는 길 환송예식 20·14. 2. 7. 오전 10시 한양대학교 다솜채플 김영운 목사님께서는 1938년 12월 20일에 태어나 2014년 2월 4일 오후 5시 45분에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시신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많은 생명을 살리는 연구에 쓰임 받도록 한양대학병원에 기증하셨습니다.

사랑의 주님
오늘 우리는 김영운 목사님의 하늘나라 가는 길을
환송하기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이란 아름다운 것이 많은 세상이 아니라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과 사건이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 되는
김영운 목사님의 아름다웠던 삶을 기억하며
간절히 기도합니다.

생명의 주님
먹을 것이 없어서 기근이 아니라 말씀이 없어서 기근이라고
말따로 행동따로 하는 종교인의 허의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안타까워하며
김영운 목사님이 일생을 펼쳐온
‘몸으로 읽는 성서’ ‘공동체성서연구’ 운동을 기억합니다.
간절히 바라옵기는 그 뜻을 기억하며
말씀을 함께 읽고, 함께 회개하고, 함께 결단하면서
성서를 몸으로 읽는 삶을 이어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말씀을 몸으로 읽고 말씀을 몸으로 사는 증언공동체가
말씀의 기근에 시달리는 메마른 이 땅에서
햇순처럼 여기저기에서 돋아나게 하옵소서.

부활의 주님
지금 우리의 삶이 성공을 좆아 정신없이 달려가는 무리에서 밀려날까봐
종종걸음을 치고 있다고
왜 사는지, 무엇하러 이 지구별에 왔는지 묻지도 않고 산다고 안타까워하며
김 목사님이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펼쳤던 ‘에니어그램’운동을 기억합니다.
간절히 바라옵기는 그 뜻을 기억하며
늘수록 더 늘리고 싶고,
클수록 더 얻고 싶고,
좋을수록 더 높이고 싶은
파멸하기까지 결코 멈추지 않은
욕심의 탑 쌓기를 멈추고
진정한 자기를 찾는 여정을 떠날 수 있도록 하옵소서.
그리하여 자기 내면에 있는 타고난 소명을 발견하고 잘 살려서
자기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우리 모두 아름다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는 시인의 고백이
우리 자신의 고백이 되게 하옵소서.

김영운 목사님이 이 세상 마지막 떠나던 그날이
입춘이었음을 기억합니다.
김영운 목사님이 온 몸으로 펼쳤던 그 뜻과 삶이
죽은 듯하던 나무들이, 사라졌던 이름 없는 풀들이
물을 올리고,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것처럼
죽어가던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새롭게 돋아나게 하옵소서.
날마다 죽고 그래서 날마다 사는 인생을 살게 하옵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31 그 때가 오면, 내가 이스라엘 가문과 유다 가문에 새 언약 言約을 세우겠다. 나 주의 말이다. 32 이것은 내가 그들의 조상의 손을 붙잡고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나오던 때에 세운 언약과는 다른 것이다.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은 나의 언약을 깨뜨려 버렸다. 나 주의 말이다. 33 그러나 그 시절이 지난 뒤에, 내가 이스라엘 가문과 언약을 세울 것이니, 나는 나의 율법을 그들의 가슴 속에 넣어 주며, 그들의 마음 판에 새겨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34 그 때에는 이웃이나 동포끼리 서로 '너는 주님을 알아라' 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작은 사람으로부터 큰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모두 나를 알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의 허물을 용서하고, 그들의 죄를 다시는 기억하지 않겠다. 나 주의 말이다. (렘 31:31-34)

그는 한 시대에 큰 족적을 남기고 갔습니다. 크리스천 아카데미 시절의 대화 對話, 곧 종교간, 계층 간, 세대 간, 대화를 통한 이해와 화해를 추구하는 일에 헌신했습니다. WCC와의 협조로 발전시킨 공동체성서연구에 헌신했습니다. 그것은 2014년 2월호로 216호를 맞는 공동체성서연구 월간지 "햇순"에서 연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서연구의 새로운 차원, 치유와 깨달음과 나눔과 봉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의도에서 시작된 작은교회운동은 우리로 하여금 교회를 심각하게 관찰하고 반성하고 자성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가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것 중에는 에니어그램의 영성을 확장시킨 한양대학교 교목 시절이 있습니다.

대화,
공동체성서연구,
작은교회,
한양대학교교목,
에니어그램영성.

이 다섯 주제는, 이웃 종교의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그의 평생의 “화두 話頭”였습니다.

이 주제들에 관한 한 그는 치열 熾烈했습니다. 대화의 전문가인 그도 이 주제들에 관한 한 때로는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안에서 생성 生成되고 정제 精製된 아이디어가 폭발하는 것을 자신도 흥분 없이 감당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럴 때는 그를 건드리면 우리는 다칩니다. 그러기에 그가 어떤 영감에 접촉하는 기미를 느끼면 그의 주변에서 우리는 그를 가만히 혼자 있게 두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그는 우리를 감동하게 하는 메시지를 생산하거나 비전을 제시하거나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에게서 새 길을 찾았고, 새로운 비전을 함께 나누었고, 성서속의 신비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였고, 성서의 인물과 에니어그램의 역동성을 파헤치는 그의 에니어그램 영성 연재 連載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 발견과 자기 정화를 촉구하는 성화 聖化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곁을 떠난 그는 우리에게 몇 가지 과제를 남겼습니다.

공동체성서연구는 성서연구를 통해서 단순히 서로 함께 친구가 되는 사회적 종교적 교제 交際를 하는 것이 아니고, 믿음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가 함께 성서의 깊은 세계 속으로 들어가서, 하나님을 함께 체험하고, 하나님과의 계약관계에 우리 스스로를 구속 拘束시키고, 성서에 담긴 혁명적 메시지를 아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實踐하는 성경 참여(바이블 앙가주망)의 경지로 까지 확대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공동체성서연구가 추구하는 목표였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각자가 감당하여야 할 성서연구를 통한 공동체친교의 과제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는 갈등의 한 복판에 서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그의 그러한 처지를 이해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양대학교 대학교회는 그의 말년에 아늑한 항구와도 같았다고 생각됩니다. 그동안의 수고를 볼 때 그는 거기에서 좀 편안하게 쉬어도 좋았을 터인데, 그가 평생 그의 어깨에 짊어지고 온 ‘대화’와 ‘성서연구’와 ‘작은교회운동’, 그리고 ‘에니어그램영성 추구’라고 하는 그 무거운 짐을 그는 하나도 내려놓지 않고, 오히려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실천할 마당을 얻었다는 듯이, 목사로서 하나님의 현존 앞에 설 때마다, 평생 짊어지고 온 완성되지 않은 과제를 하나님께 상기시키면서, 자기 스스로 괴로워했을, 그만의 지성소 至聖所를 저는 조금은 감지합니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오늘 그가 내다보았던 비전을 저는 오늘 여러분과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34 그 때에는 이웃이나 동포끼리 서로 '너는 주님을 알아라' 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작은 사람으로부터 큰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모두 나를 알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의 허물을 용서 容恕하고, 그들의 죄 罪를 다시는 기억 記憶하지 않겠다. 나 주의 말이다."(렘 31:34).

예레미야가 내다본 새 언약, 곧 신약 시대의 비전입니다. 이러한 새 언약 시대, 신약시대를 내다보면서 우리 모두 서로 이해 理解하고 서로 용서 容恕하는 크리스천의 관용 寬容을 실천하는 과제, 그리하여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를 치유하고 평화를 확장하는 일에 우리 모두가 부름 받아 헌신할 과제를, 그는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목사님, 저 현우에요.
목사님을 초등학생 때 다솜학교에서 처음 뵈었었는데,
전 이제 스물네 살이 되었답니다.
목사님과 함께 한 에니어그램은 제 짧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첫 번째로 제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나의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돌아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고민했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작으로 인해서 저는 저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제 친구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어요.
저희는 지금도 종종 에니어그램을 통한 저희들의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나누기도 한답니다.
사실, 목사님과 만난 횟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목사님께서 제 인생에 이 만큼의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 것은,
제가 제 자신으로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한 시간들에,
그 여정에 목사님께서 저의 큰 어른으로서 함께 해주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목사님!
저희들 모두 목사님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들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떠올리고
가슴에 새기며 우리 모두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할게요!

“자기 기억과 자기 관찰, 이 두 가지를 꾸준히 실천하며 정진하십시오.
“에니어그램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랑을 이루는 것입니다.”
“인류를 위해 사십시오.”
목사님, 목사님께서 해주셨던 말씀들이 지금 이 순간, 보다 선명히 떠오릅니다. 목사님은 우리들의 참스승이셨어요. 볍씨 아이들에게, 부모님들에게, 또 저희 교사들 모두에게. 저희는 목사님께 사람의 길이 어떠한 것인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희 교사들끼리 가끔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리가 에니어그램을 알지 못했다면 지금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아니. 아마 그러지 못했을 거야.”
라고.
목사님, 저희는 에니어그램 수련을 통해 좀 더 자유로워지고 좀 더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지혜의 빛을 소개해주시고 자유와 행복을 선물로 주신 목사님, 목사님 말씀을 다시 새겨가며, 또 그 빛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겉으로 뵙기엔 엄하신 것만 같지만 마치 아버지처럼 자애로운 정을 나누어주셨던……. 따뜻하고 멋진 미소를 가진 우리들의 목사님, 사랑합니다.
목사님과의 인연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려요.
목사님,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그 날, 다시 뵐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볍씨교사회 올림

이 시간 우리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고 김영운 목사님과 이별하는 환송예배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영운 목사님 장례 예식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김 목사님을 영원한 안식의 자리로 불러가셨습니다. 이 땅에 남은 저희는 육의 이별을 한없이 슬퍼하고 있으나, 목사님의 영혼은 주님의 기뻐하심 속에 주님 품안에서 감격과 기쁨의 찬송을 부르고 계실 줄 믿습니다. 김영운 목사님은 지난 8년 동안 한양대학교 교목실장님으로, 한양대학교회의 담임목사님으로 이 성전에서 기도하시고 설교하시며 매주일 성찬식을 집례하셨습니다. 지금도 목사님이 살아계셔서 저희들을 쳐다보시며 설교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 기독교에서는 죽음이 절망의 끝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으로 봅니다. 그리스도인의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길목이고, 부활과 영생의 관문입니다. 김 목사님도 육신은 돌아가셨지만 지금 하늘나라에서 우리와 함께 기쁨의 예배와 찬양을 드리고 계신 줄 믿습니다. 지난 11월에 중국에서 선교하시고 돌아오셔서, 토요일에도 쉬지 않으시고 에니어그램 강의를 하시다가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하시고 치료받으시면서도 계속 대학교회를 걱정하시고 기도하셨습니다. 중환자실에서도 심방하는 교인들이 오셔서 기도하시면 말씀을 못하셨지만, 손을 꽉 잡으시고 격려하셨습니다. 김 목사님이 뿌리신 복음의 씨앗이 한양대학교와 한양대학교회에 그리고 한국 교계에 영원히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고인은 가셨지만 남아있는 유족들과 저희들이 목사님이 이루지 못한 교회의 사명을 계속 이어갈 것을 고인 앞에서 약속합니다.

질병과 고통이 없는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안식하시는 목사님을 기억하면서 사모님과 자녀, 유족 모두 위로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장례식에 참석하신 여러분과 순서를 맡아주신 모든 분들께 장례위원장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