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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개 사육장 젊은 사내
나 있는 곳 다녀갔어요. 몇번이나
다녀가곤 했죠.
담뱃불 깜박이며 내 곁에
서 있다가
돌아가곤 했어요.
그의 몸 냄새.
달밤의 비명 소리,
도망 가, 도망가라고
불뱀의 혀 같은 화염 방사기 불꽃
꿈인지 생신지 모를 죽음의 공포
가죽이 타고
생살이 익는
상상을 하다
끝내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구요.
내일도 갈비뼈 싸들고
똥 뉘러 찾아 올 삼촌에게
미안하고
똥 뉘러 갈 수 없이 아파 누우신
할아버지에게도 미안해하며
그 마을, 떠날 수밖에 없었죠.
사육장 개 한 마리
목숨 끊어지는 비명 들으며,
귀 막으며
그 이름도 예쁜 꽃우물 동네
떠날 수밖에 없었던 거죠.

별 단 개 간다.
무대가 다시 움직인다.
그레이하운드를 아십니까?
거기 개 한 마리 그려져 있죠.
달리는 개요.
버스 몸체에 그려진 개,
허리 잘룩한 하얀 개,
그러나 그건 서양 개죠.
하지만 난 조선 개.
바로 진도 개.
내가 지금 그 모양으로 달려가요.
허공을.
새털처럼 가벼워진 몸으로 허공을
달려가요.
그렇지만 여러분 눈엔 안 보일걸요?
나는 영혼이거든요.

별 단 개 간다.
무대가 다시 돈다.

배고파,
추워,
집에 가고 싶다.
집이 어딘가, 주인 있는 곳이지
주인집이 어디인가,
할아버지 집인가…….
집이 없다…….
바람 부는 벌판에
딱딱한 흰 뼈 하나 물고
별 단 개 서 있다.
노을이 진다.
집에 가고 싶다.
어릴 적, 섬마을 눈에 어린다.
별 단 개, 지는 노을 향해
긴 울음 운다.
엉, 엉엉, 엉, 운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