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이야기 : 오늘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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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채울이가 씩씩한 목소리로 인사하며 공부방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어서 오너라. 더웁지?”
“아니에요. 괜찮아요.”
“손 씻고 이리와라.”
“아참, 알림장 놓고 왔네!”
“ 덩벙거리지 말고 잘 챙겨오지.”
“학교에 다시 갔다 올게요.”
“더운데…….”
“괜찮아요.”
채울이는 가방을 내려놓고 되돌아 달려갑니다.
콩콩콩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갑니다.
“채울이가 참 밝네요.”
“엊그제 쟤네 집에 청소 좀 해주려고 갔어요. 눈물이 나와서 혼났어요.”
“어떻게 지내 길래요?”
“지하 단칸방에 사는데 집안이 엉망이에요. 방은 발 디딜 틈도 없고, 전구까지 나가서 캄캄한 데서 지내더라고요. 거기다 아빠가 암 말기래요.”
선생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채울이네 이야기를 합니다.
도울이와 채울이는 자매간입니다.
지난달에 해 뜰 배움터에 새로 들어왔습니다.
“도울이가 그러는데 엄마가 동생 낳고 삼일 만에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아니래요. 엄마가 아이들을 너무 안 챙겨 이혼 했대요.”
“얼마나 안 돌봤으면 그랬을까요?”
“여자애들을 기저귀도 안 갈아주고 밖으로 나돌았대요.”
“애들은 엄마가 죽은 줄로 알고 있던데요.
“아이들이 찾을까봐 그랬대나 봐요.”
“저런!”
그때 현관문이 열렸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채울이가 얼굴이 빨래져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더웁지, 물 좀 마셔라. ”
채울이가 정수기 앞에서 찬물을 벌컥거리며 마십니다.
“선생님 저 받아쓰기 10점 맞았어요.”
채울이가 숨을 몰아쉬며 자랑스레 말합니다.
“그렇게 맞기도 쉽지 않은데…….”
주방선생님이 말꼬리를 흐립니다.
“빵점보단 낫다. 그래도 다음엔 조금 올리자.”
독서선생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네에!”
“선생님하고 책도 읽고 받아쓰기 연습 좀 하자. 30점만 더 맞으면 맛있는 거 사줄게.”
“네에!”
채울이는 신이 났습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