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끝나고 지역아동센터에 온 대현이가 시무룩하게 서 있어요.
“대현이 왔구나. 우리 책 읽을까?”
선생님이 다정하게 말해도 머리를 가로 저었어요.
“학교에서 속상한 일 있었나보구나?”
선생님이 물어보셨어요.
대현이 눈에 눈물이 그렁거립니다.
“선생님한테 이야기 해봐. 선생님이 혼내 줄게.”
“자연학습 시간이었어요. 고추랑 상추를 보러 갔어요. 가면서 제가 영찬이 손을 잡았어요. 그런데 영찬이가 갑자기 제 얼굴에 펀치를 날렸어요.”
“아무 이유없이?”
“센터 다닌다고 무시하는 것 같았어요.”
대현이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고 소리 내어 잉잉 웁니다.
“저런 못된 녀석이 있어? 담임선생님한테는 말씀드렸어?”
“네”
“선생님이 뭐라셔?”
“한번만 봐주라고 하셨어요.”
“그럼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선생님 말씀대로 봐주고 싶어? ”
“아니요, 저도 때리고 싶어요.”
“나라도 그러겠다. 한 대가 아니라 많이 때려주고 싶겠다.”
“네.”
“영찬이는 어떤 아이야? 평소 다른 아이들 많이 괴롭혀?”
“ 우리 반 부반장이에요.”
“그래? 많이 속상하지? 너는 예수님 믿지? 예수님은 대현이가 용서해 주길 바라실까? 아이면 복수하는 걸 좋아하실까? 생각해 보면서 오늘 있었던 일 그림도 그리고 글도 써보자.”

선생님이 작은 도화지 한 장을 내밉니다.
대현이는 도화지 위에 갚아주는 주먹도 그리고 글도 썼습니다.
학교에서 이유없이 펀치를 맞았다. 나도 때려주고 싶었다.

“대현아 그림 그리고 글도 쓰니까 좀 마음이 풀리지?”
“네에…….”

대현이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영찬이는 무슨 생각으로 손을 잡고 다가가는 대현이에게 주먹을 날렸을까요?
대현이가 부모님도 계시고 부잣집아이였대도 주먹을 날렸을까요?
대현이 아버지는 대현이가 어렸을 때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대요.
장기를 아픈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주고 하늘나라로 가셨대요.
그 후 대현이 엄마는 집을 나가시고 할머니랑 살고 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