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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바라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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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는 동안 뉴스를 통해 접한 세월호 참사 관련 비보들은 희망을 품는 것이 더 큰 아픔을 만들어 냈고 내 마음에 끊이지 않는 풍랑을 일게 하였다. 나의 페이스북 새소식 페이지에는 페이스북 친구들이 올려놓은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로 뒤덮였고, 미국에 있는 나의 친구들도 함께 기도하겠다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데에 동참해주었다. 그리고 나의 친구들 중에는 세월호에 탑승하였던 단원고 2학년 실종자 중에 자신이 전도사 시절에 자신을 잘 따랐던 학생들이 있는데 아직 실종 상태에 있다며 기도를 요청한 사람도 있었다. 정말 남의 일이 아니었다. 가슴이 먹먹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잠도 오지 않았다. 부활절 아침.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고 기념하는 부활절예배에 참석할 채비를 하는 중에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는 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기가 마땅하지만, 내 마음은 그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때 난 생각했다. ‘예수님이라면 이런 나에게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이렇게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아파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절 기념과 축하를 우선해야 한다고 하셨을까? 한 몸을 이루는 지체인 우리 이웃들에게는 부활의 기쁨을 누릴 여유조차 없는데, 나 홀로 예수님의 부활을 누릴 수 있는가?’ 한 동안 고민에 빠져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번쩍 들었다. 예수님은 부활 후 이미 그 고통 받는 우리 이웃들에게 달려 가셨을 것이라고. 무덤을 박차고 일어나 죽음을 생명으로 이기신 예수님은 엠마오 길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그들과 대화하기도 하고 묵묵히 그 길을 함께 걸어주셨던 것처럼 말이다(눅 24:13-30). 그 깨달음은 나의 고민을 아주 간단하게 그리고 순식간에 해결해주었다. 여느 부활절과는 다르게 나는 옷장 깊숙한 곳에서 검정색 옷을 꺼내 입었다. 화장을 할 때도 색조화장은 하지 않았다.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옷을 입고 신발을 신으니 불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평안하였다. 왜냐하면 내가 그 불편을 감수하고도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감당해야하는 사람들과 그리스도 안에 그들의 자매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그것이 내 마음과 몸과 영혼을 통합하는 하나의 기도였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가 벌어진지도 한 달 여가 다 되어간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들의 시신이라도 찾아서 다행이라는 안산 단원고 학부모들과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뎌야하는 분들, 그리고 진도 체육관에서 여전히 실종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을 보며 내 마음이 무너진다. 그래서 대한민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는 오늘도 그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는다. 로마서 12장 15절에서 바울 선생님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말씀하셨다. 아직도 그들과 우리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기에, 그것이 우리가 지속적으로 함께 울고 기도해야하는 이유이다. 동시에 기억하고 싶은 것은, 예수님은 늘 고통 받는 자들을 위로하시며 함께 하셨고, 그들의 편이 되어주셨으며, 슬퍼하는 자들을 꾸짖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예수님의 제자 된 한 사람으로서 예수님을 본받아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마음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일주일에 하루는 검정색 옷을 입는다. 이런 내 기도를 들으시고 지켜보시는 나의 하나님께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애쓰는 잠수부들과 기다림 밖에는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우리 하나님께서 사람이 줄 수 없는 위로와 힘을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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